-
[조용철의 마음 풍경] 세상 구경
양 떼들이 몰려온다. 푸른 물에 목욕하고 세상 구경 나선다. 갯골 따라 춤추는 갈대와 억새밭, 황금들녘 지나 높이 솟은 빌딩 숲. 들여다보니 고만고만한 사람 사네. 하늘에서
-
[조용철의 마음 풍경] 마실길
동네 한 바퀴 마실길 시냇물 따라 오솔길 붉게 물든 노을길 어둠에 묻힌 둘레길 둘이 걸으면 좋습니다. 도란도란 사랑이 피어납니다. 혼자 걸어도 참 좋습니다. 어느새 나도 노을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상처
태풍이 휩쓸고 간 연밭엔 연꽃은 사라지고 찢긴 상처만 남았다. 석양에 의탁한 연잎이 고단한 몸을 누인다. 바람도 안쓰러워 숨죽여 바라볼 뿐. 연꽃을 키운 건 햇빛만 아니라 바
-
[조용철의 마음 풍경] 희망의 길
무더위도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수그러졌습니다. 기세등등 장마도 태풍도 시간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시간 앞에 무기력한 존재입니다. 시간의 진실을 알면서도 잊고 사는 우
-
‘다만악’ 핏빛 노을 진 부둣가···그냥 인천 앞바다가 아니었다
━ 백종현의 여기 어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한 장면. 인천 북성포구의 한 횟집에서 촬영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안개 헤치고
바람도 잠이 든 밤 안개가 하얗게 내렸다. 밤새 울던 풀벌레가 졸음에 겨워 하품을 한다. 하품 소리에 놀란 오리 한 마리 호수를 가른다. 오리무중 어디로 가는 걸까. 너는 아
-
[조용철의 마음 풍경] 기다림
울 밑의 봉선화 닮아 물봉선화 시냇가에 피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벌 나비, 마침내 한 마리 등에 날아드니 눈물 뚝 떨군다. ■ 촬영 정보 「 꽃에 날아드는 벌 나비를 촬영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저울질
화단 구석 버려진 저울 위엔 장맛비 가득 담은 파란 대야 있는 듯 없는 듯 물의 무게 9 kg 차고 넘쳐 더는 담을 수 없네. 내 마음 양심의 저울 위엔 탐욕과 욕망으로
-
[조용철의 마음 풍경] 개점휴업
언제나 끝나려나 코로나에 길고 긴 장마. 좌대는 깔았지만 파라솔 펼 날 없다. 여름아 가지 마라 1년 장사 다 망친다. 엎친 데 덮친 위기 너도나도 못 살겠다. 장맛비 여름
-
[더오래]50대에 요리와 사진으로 오랜 꿈 이룬 언니
━ [더,오래] 히데코의 음식이 삶이다(8) 며칠 전, 반가운 메일이 도착했다. “선생님, 지중해 샐러드 책 증쇄한대. 11쇄네!” 메일 알림음이 울렸을 때, 마침 시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자전거 타고
어디로 떠나갈까. 비행기를 탈 수 없다면 나는 자전거를 타고서라도 갈 테다. 힘차게 둘이서 함께 페달을 밟자. 사람이 잘 가지 않은 길 거리두기 신경 쓰지 않는 곳으로 가다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지금 이대로
날 안 봐줘도 좋아 언제 나 봐달라고 했나 잘났다 서로 머리 내밀지만 난 지금 이대로 좋아 안 알아주면 어때 별거 아닌 그게 뭐라고 아웅다웅 쪼잔하게 굴지마 누가 안 알아줘
-
[조용철의 마음 풍경] 꽃그늘 아래
그리운 님 언제 올까 까치발 동동 소화의 사랑 하늘 올라 높이 피었다. 7월 복더위 잊어라 꽃그늘 펼쳐 놓은 소화 넝쿨 주렁주렁 사랑 열매 맺었다. 어느 하루 뚝 하고 떨
-
[조용철의 마음 풍경] 해충일까 보석일까
한여름 무더운 날씨처럼 너는 귀찮고 짜증스러운 존재. 조금만 게으름 피우면 온 밭을 차지해 버리는 해충. 너무도 흔하고 잘 번져서 사랑받지 못하는 망할 놈의 풀. 그 풀꽃도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장맛비
지루한 장마라고 탓하지 마라. 어느 지루했던 날처럼 지나가고 만다. 며칠 전 무더위를 몰아낸 비 아닌가. 피할 수 없이 맞을 비라면 즐기자.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서 보라.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사랑해
나 사랑해?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럼 얼마만큼 사랑하는데? 꼭 말로 해야 하는거야? 말로 해야지 어떻게 알아. 몸짓으로 행동으로 충분하잖아. 그래도 난 듣고 싶단 말야. 그
-
[조용철의 마음 풍경] 흔적
삶은 흔적을 남기는 일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나고 마는 숨길 수 없는 너의 마음 나의 본성 바닷가에 널린 쓰레기 속엔 오늘만 겨우 사는 어부의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승봉도에 가면
서해 바다 고기잡이 어부 둘 신씨 황씨 표류하다 눌러앉은 섬 그래서 승봉도 옛 이름 신황도였다. 먼 인도 어느 땅에 살던 코끼리 유월 태풍에 떠밀려 도착한 한반도 서해 바다
-
[조용철의 마음 풍경] 노을보다 빨간
강바람 맞으며 페달을 밟는다. 노을에 등 떠밀려 힘차게 달린다. 붉은 노을보다 빨간 꽃양귀비 입 크게 벌려 환호성 친다. 누구 입이 더 크고 예쁠까. 가던 길 멈추고 꽃길을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지리산 둘레길
친구 따라 길을 나섰다. 산에 들면 슬픔이 좀 위로 될까. 쓸쓸한 그의 등 바라보며 걷는다. 그래 널 위로할 지리산 너른 품이다. 등구재 고개 넘으니 함양 땅, 저 멀리 구름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여보세요
떡잎 하나 문패 걸고 온종일 알을 품네. 이만한 신혼살림 빈한해도 좋을 시구. 내어준 후박한 인심 고맙기만 하다네. 알콩달콩 박새 부부 알 몇 개 낳았을까. 숨죽여 품은 정성
-
[조용철의 마음 풍경] 안면도 튤립축제에는 원숭이가 산다
꽃길을 가면서 알지 못했습니다. 꽃밭을 가로질러 개천이 흐르고 원숭이 한 마리 길가에 있다는 것. 각양각색 화려한 튤립만 보았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꽃밭은 다릅니다. 수많
-
[조용철의 마음 풍경] 함께 가는 길
눈부시게 좋은 계절, 불철주야 애쓰는 분들에겐 언감생심이겠죠. 코로나19 의료진들의 노고가 돋보입니다. 우리 어깨 으쓱 펴게 한 그들이 자랑스럽고요.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되
-
[조용철의 마음 풍경] 꽃비 내리더니
꽃비만 내린 것이 아니었다. 마른 잎은 춘풍낙엽 되어 새잎에 자리를 내주었다. 낙엽과 꽃잎 연못에 모였다. 꽃잎은 엄마 가슴에 안겨 조잘조잘 얘기꽃을 피운다. 꽃이 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