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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봄, 시의 향연
도시인에게 봄은 무엇으로 오는가. 가로수의 새순, 이웃집의 목련과 벚꽃, 작은 화단에 내리는 햇살, 여성들의 가벼워진 옷차림에서 온다. 저녁녘 TV 에서 전하는 꽃소식은 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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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아침] ‘물의 결가부좌’
‘물의 결가부좌’ -이문재(1959~) 거기 연못 있느냐 천 개의 달이 빠져도 꿈쩍 않는, 천 개의 달이 빠져 나와도 끄덕 않는 고요하고 깊고 오랜 고임이 거기 아직도 있느냐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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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1년] ‘총격 참사’ 버지니아공대는 지금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1주년을 앞둔 12일(현지시간) 신입생들이 가족들과 함께 대운동장 ‘드릴필드’에 세워진 추모석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진걸 기자]2007년 4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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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림의 문학으로 본 역사] 무인도 소년들 통해 암울한 인류를 보다
1945년 영국에서 발간된 ‘파리대왕’ 초판본 표지 냉전시대에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던 가장 긴박했던 순간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였다. 그 전해에 미국이 카스트로 정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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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불광천, 새벽부터 밤중까지 하하 호호
벚꽃 핀 길은 주민들의 휴식처다. 흐르는 물을 따라 달리는 아이들, 반팔 차림이 싱그럽다.불광천은 서울 은평구의 ‘대표’ 산책로다. 불광동에서 시작된 물길은 역촌동·응암동·북가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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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2차 세계대전 반성하지 않고 있다”
30년 넘게 화제작들을 내놓으면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59·사진)가 “일본인에게는 아직도 전쟁에서 한 짓들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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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아침] ‘더딘 슬픔’
‘더딘 슬픔’- 황동규(1938~ ) 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끄무레 남아 있듯이, 눈 그치고 길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 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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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문학이 본 역사]‘금지된 방’에 들어간 처녀들의 엇갈린 운명
옛날 옛적에 얼굴에 난 푸른 수염 때문에 아주 무섭게 생긴 한 부자가 살았다. 그는 이웃집의 두 딸 중 한 명과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두 딸 모두 무섭다며 거절했다. 더구나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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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문학이 본 역사]‘금지된 방’에 들어간 처녀들의 엇갈린 운명
옛날 옛적에 얼굴에 난 푸른 수염 때문에 아주 무섭게 생긴 한 부자가 살았다. 그는 이웃집의 두 딸 중 한 명과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두 딸 모두 무섭다며 거절했다. 더구나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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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1분 채우기 힘들었어요”
영어 수준을 묻는 이력서에 ‘Advanced(고급)’라고 적기엔 찔리는 당신. 업무상 외국인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나 토론할 때 왠지 주눅이 든다. 최근 이런 사람들이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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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휘의 강추! 이 무대!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 페스티벌 ‘나는 연극이다’대학로 혜화동 1번지 소극장문의: 02-3673-558010평 남짓한 옹색한 소극장. 일군의 연출가는 여기에 ‘연극 실험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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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소담수목원, 애걔! 하다가 와아!! 하다
수목원에서 묵는 하룻밤, 누구나 별과 꽃과 나무와 바다의 주인이 된다.카페에서 내다본 안뜰.성만기 원장과 부인 이상숙씨꽃을 보고 ‘예쁘다’하긴 쉽습니다. 하지만 그 꽃을 피우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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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아침] ‘붉은 꽃’
‘붉은 꽃’-장옥관(1955~ ) 거짓말 할 때 코를 문지르는 사람이 있다. 난생 처음 키스를 하고 난 뒤 딸꾹질하는 여학생도 있다. 비언어적 누설이다. 겹겹 밀봉해도 새어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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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불안 지나치면 진짜 피 마른다
중앙포토 걱정도 팔자라고? 적어도 요즘은 그렇지 않다. 깜짝깜짝 놀랄 일이 끊이지 않아 걱정과 불안 때문에 살 수 없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학교에 간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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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것이 바로 삶이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미술가 박유아씨가 설치작품 '최후의 만찬'퍼포먼스에서 관객에게 밥을 퍼주고 있다.“똑똑똑, 똑똑똑.” 어둠 속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청아한 소리만 선명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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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총선 때맞춰 “시간지났다, 나가라” 매시간 재촉
개성공단의 불빛을 뒤로 하고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요원 11명이 27일 오전 1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철수했다. 심야의 어둠만큼이나 남북 관계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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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콘테이너 수송선이 다리에 '쿵'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와 저우산(舟山)을 잇는 진탕(金塘)대교에 콘테이너 수송선이 부딛쳐 교량 상판이 무너져내렸다. 이 사고로 콘테이너선에 타고 있던 선원 20명 가운데 16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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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아침] ‘봄비의 저녁’
‘봄비의 저녁’ - 박주택(1959~) 저 저무는 저녁을 보라 머뭇거림도 없이 제가 부르는 노래를 마음에 풀어놓고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봄비에 얼굴을 닦는다, 저 저무는 저녁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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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113일 만에 경찰청 ‘촛불’이 꺼졌습니다
참여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 조치에 의해 폐쇄됐던 경찰청 기자실이 103일 만인 24일 경찰청 본관 2층 원래 자리에 다시 문을 열었다. 전기와 인터넷이 끊기고 청사 복도에 촛불을 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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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브레히트 시선집 『살아남은 자의 슬픔』
모든 산봉우리에 정적이 깃들고 모든 나뭇가지 끝에서 그대는 숨결조차 느끼지 못한다. 숲속의 작은 새들은 침묵한다. 잠깐만 기다려라, 곧 그대도 휴식하게 되리니. 이것이 괴테의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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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스타일] 촌티나는 손목시계, 유치해서 유쾌한
역사는 돌고 돈다지요. 패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기하게도 패션의 유행은 돌고 도는 것 같습니다. 우리네 삶의 환경이 옛날과 많이 다름에도 말이죠. 제가 중학교 때 어디서 이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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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황금이 익는 돌투성이 땅
부르고뉴 와인은 같은 밭이라도 구획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낸다.프랑스 파리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2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샤블리(Chablis). ‘꿈의 와인’이란 세계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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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아침] ‘해질녘’
‘해질녘’-다니카와 슌타로(1931~ ) 아무도 없는 옆방에서 누군가 부른다 마치 나인 것처럼 나는 서둘러 문을 연다 이쪽은 어두운데 그곳엔 밝게 햇살이 비치고 있어서 지금 막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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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환상 속에 그대가 있네
사람들은 가끔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을 한다. 혼자 사는 집 안의 어둠이 문득 낯설게 느껴지거나 누군가의 체온이 간절해지면, 혹은 비 오는 날 우산 속에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