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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신춘문예희곡당선작]거리위 작업실(5)
여학생, 삐끼 옆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 쉰다. 삐끼 : 어때? 여학생 : (뒤쪽을 보고는) 안 따라 오는 것 같애. 괜찮아? 삐끼 :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씨발. 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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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고독을 대하는 최상의 방법
훈 할머니는 고국 (故國) 을 떠난 지 50년 만에 돌아왔었다. 자신의 고향과 친척을 찾기까지 곡절과 어려움이 많았었다. 그렇지만 막상 혈육 (血肉) 과 같이 살아보니, 그토록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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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경제!]1.얼마나 심각하길래
누구나 입을 모아 "큰일났다" 는 우리 경제. 뭐가 어떻게 탈이 났는지 구체적으로 실감토록 하는 것이야말로 경제교육의 첫걸음이다. 그러나 미래의 주역들이 무작정 걱정만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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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아의 어머니'고 다우치여사 기념비 일본서 제막
윤학자, 아니 다우치 치즈코 (田內千鶴子) 를 말하자. 일본인이면서 일제시대에 한국 남자와 결혼해 한국전쟁 때 실종된 남편의 뒤를 이어 목포 공생원의 고아들을 돌보는데 생애를 바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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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개봉 영화 '접속' 깔끔한 화면처리 눈길
심야에 라디오방송을 들으며 무작정 컴퓨터통신에 접속한 적이 있는가. 혹시 맘이 통하는 대화상대자를 만날 수있을까 하는 기대에 대화방을 이리저리 기웃거리거나 펜팔란을 뒤적인 적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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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축년發 새벽열차에 몸을 싣고-덜컹거리는 어둠을 뚫고 새해아침을 캔다
철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길게 휘어진 철길.긴 밤을 달려온 기관차 불빛은 새벽빛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길은 멀다.혼자 나선 밤기차 여행. 지나간 시간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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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우나-자연으로 돌아가 '알몸문화' 즐긴다
독일어에 FKK라는 말이 있다.Frei Koerper Kultur의 약자로 직역하자면 「자유로운 신체 문화」라는 뜻이다. 이는 타고난 상태 그대로 몸과 마음의 자유를 만끽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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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 높이곰 돋아사
운전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길례를 만날 때 아리영 아버지는 항상 차를 손수 운전하고 나왔었다.길례와 미리 약속한 것이 아닌데 오늘도 왜 혼자 나왔을까. 『택시로 가겠어요.여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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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권-새들은 노래로 자기영역 텃세주장
대개의 동물들은 같은 종끼리 언제나 텃세권을 놓고 경쟁한다. 새들의 노래소리나 개구리 울음소리가 그렇다.이 텃세권은 먹이를마음대로 먹고 또 자기 배우자를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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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1937년 6월22일.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스물 세살짜리 풋내기가 제임스 브래덕을 8회 KO로 누이고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빠른 몸놀림과 왼손.오른손이 모두 돌같이 단단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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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현.수산티 결승 격돌 가능성-95현대코리아오픈배드민턴
이번에는 수시 수산티(23)의 벽을 뚫을 수 있을까. 95현대코리아오픈배드민턴대회 최대의 빅카드는 역시 수산티와 방수현(方銖賢.22)의 대결로 꼽힌다. 수산티는 91년 이후 배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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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역사
지난 22일에 있었던 美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쉰들러 리스트』로 감독상.작품상을 받은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런 수상연설을했다. 『…지금 지구상에는 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35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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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해를 맞으며|이나미
연말에는 모두 부산스럽고 바빴다. 뱃속의 암 세포같이 거리를 야금야금 살해하는 자동차들, 연하장과 달력의 홍수, 흥청망청 망년회, 냄새나는 술자리와 파티들…. 휴거를 앞둔 종말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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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림|신춘「중앙문예」단편소설 당선작
차창 너머로 가로수가 무리 져 떼밀려 갔다. 빠르게 도막나는 풍경들을 가로지르며 쓰레기 수레 한대가 느릿느릿 굴러가다간 이내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나는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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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버스 못 오르고 40여분간 눈물바다
【동경=유상철 특파원】끝내 울음은 터져 나오고 있었다. 코리아 탁구팀의 환송연회가 막 끝난 7일 밤8시20분 도쿄 프린스호텔 앞뜰. 분단46년의 골을 넘어 성사된 사상 첫 남북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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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총리회담을 지켜보고/이상우 서강대교수·정치학(논단)
◎「사랑」은 「미움」을 이겨낸다/서둘지 말고 인내로 설득 필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상대와 더불어 합의해야 이룰 수 있는 일에 있어서는 나 혼자 애태우고 서둘러야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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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멸망 천년 한 오지 마을서 재현|일 남향 촌 백제 관 준공식에 다녀와서 (상)…정연희 기행 「남향 촌의 오사라바」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일본 궁기현 남향 촌에서는 일본문화의 뿌리로 평가되는 백제시대의 각종 문화유적을 전시하게될 백제 관 준공식이 있었다. 준공식과 기념행사 등에 문화사절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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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 늘푸른 소나무 - 제3부 범성
김원일 최연석 화 아침 6시에 기상, 십 분 뒤에 출방하여, 인원 점검이 있고, 수인들은 각 동별로 운동장에 집결하였다. 간수장전의 훈시에 이어 맨손체조, 뒤따라 구보로 운동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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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관계 개선, 속도보다 질이 문제"
최근 한국과 소·동구관계의 급속한 발전은 『빠르냐, 느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한 지식과 확고한 방침이 뒷받침돼야할 질의 문제』 라고 미국의 저명한 소련학자 「게일·래피더스」교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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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서 굿은 무엇인가|소장학자·예술인 6명 좌담회
오늘의 우리에게 굿은 무엇인가. 젊은 학자, 예술가들이 최근 이 문제를 묻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오윤 (화가) 이애주 (한국무용가) 채희완 (미학) 최태현(국악인) 하종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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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만날 수 있을까..." 설레는 가슴
두고온 산하와 피붙이를 찾아 남과 북에서 분단의 장벽을 넘은50명의 고힝방문단과 예술공연단. 오가는 사람들의 이산과 재회, 공연단의 얘기들을 모았다. ○…『꼭 35년8개윌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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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하는 대학가(3) MT로 가는 길
3월-. 겨우내 닫혔던 캠퍼스의 문을 열고 풋과일처럼 싱싱한 젊음이 몰려온다. 캠퍼스의 봄은 해마다 갓 입학하는 20만 명의 프레시맨들로 비로소 생동하기 시작한다. 입시의 굴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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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중앙문예」단편소설 당선작|그 여름의 초상|송춘섭
헬리콥터가 수면 위의 집지 붕 위를 날아 춘천역 쪽으로 커다란 엔진소리를 지상으로 뿌리며 날아간다. 한낮, 그러나 대지는 고요히 잠들어 있다. 카페「에머럴드」에서 내다보면 몇 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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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나의 자전적 신앙고백
○…… 그날 따라 대구 계산동 대성당의 종소리는 유난히 성스럽게 울려 퍼졌다. 많은 신도들과 선배 신부들의 따스한 눈길을 받으며 나는 로만칼러(신부복)위에 수단, 다시 그 위에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