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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문장
부두 잔교에서는 날품팔이 사내들이 목화솜덩이를 번쩍 들어 어깨에, 등에 짊어지고 트럭으로 옮겨 싣고 있다. 사내들의 얼굴은 빛에 뭉개져 자궁 속 겨우 빚어진 태아의 얼굴로 되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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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읽고 보고 듣고 느껴라, "이것은 부산에 바치는 오마주"
2020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야콥 파브리시우스. 비엔날레는 9월 5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학과 미술,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진 축제는 한 낭만주의자의 상상에 그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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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김숨 『떠도는 땅』
떠도는 땅 뺨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에 풍도는 정신이 번쩍 나 눈을 부릅뜬다. 아나똘리가 고개를 들고 입을 찢듯 벌린다. “하늘에 뜬 게 달이에요, 해예요?” “낮달이네요.”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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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에도 日대지진에 손길…김복동 할머니 27년 여정
올해 1월 작고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기리는 다큐 '김복동' 한 장면. [사진 엣나인필름] 올해 1월 작고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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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전 어느 날, 아버지가 경찰에 잡혀갔다
━ 여성작가가 보는 차별의 세상 알고 싶지 않은 것들 알고 싶지 않은 것들 데버라 리비 지음 이예원 옮김, 플레이타임 밖에는 지금 매서운 눈보라가 날리지만 난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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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만행은 인간의 존엄에 관한 문제"
━ 작가의 요즘 이 책 - 견고한 문학주의자 김숨 가장 성실한 작가 중 한 명인 김숨. 쓰고 쓰고 또 쓰는 단순함으로 그의 삶은 채워져 있다.[사진 창비 제공]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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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일본, 군국주의 걱정된다
━ 책 속으로 하얀국화 하얀 국화 매리 린 브락트 지음 이다희 옮김, 문학세계사 흐르는 편지 김숨 지음, 현대문학 한중일 역사인식, 무엇이 문제인가 오누마 야스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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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소설로 되살아난 이한열 운동화 … 그날의 현장은 추억담이 아니다
━ 책으로 읽는 영화 │ 1987 L의 운동화 L의 운동화 김숨 지음, 민음사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은 뜨거운 그 날의 역사를 기록한다. 영화의 엔딩은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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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한 명 남은 위안부 피해자 참혹한 증언 … 강요된 침묵의 장벽 깬 ‘아이 캔 스피크’
━ 책으로 읽는 영화 - 아이 캔 스피크 한 명 표지 한 명 김숨 지음, 현대문학 “말을 하는 게 어디 쉽나? 더구나 50년, 60년, 70년을 넘게 숨기고 있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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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편의를 위해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끔찍한 폭력
━ 문학이 있는 주말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표지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김숨 지음, 문학동네 당신의 신 김숨 지음, 문학동네 ‘왕성한 생산력’ 같은 평범한 표현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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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목 시 '지나가나…', 김숨 소설 '이혼' 본심에
신용목 - '지나가나, 지나가지 않는' 등 19편 지나가나, 지나가지 않는 이 시간이면 모든 그림자들이 뚜벅뚜벅 동쪽으로 걸어가 한꺼번에 떨어져 죽습니다. 아름다운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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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살의 역사 선생님들…다섯 번째 ‘위안부 기림일’ 집회에서 외치다
“제가 올해 90살인데 활동하기 딱 좋은 나입니다. 같이 운동하입시다!” 9일 오후 서울 중학동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용수(90)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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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학생들이 직접 세운 소녀상, 45번째
by 이도현작은 소녀상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청수고 학생회. [사진제공=이상원 청수고 학생회장]지난 4월 28일 천안 청수고에 작은 소녀상이 세워졌다.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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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신동엽문학상 받은 조선족 3세 금희 작가
by 권호정중국 장춘에 평강공주 이야기를 알고 있고, 한국의 시골집을 동경하며 한국어로 글을 쓰는 작가가 살고 있었다. 조선족 이민 3세대인 금희 작가(본명 김금희)다. 지난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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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수요집회가 계속되는 이유를 찾아서
by 소하고지부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양국 정부가 이끌어낸 일본군 '위안부' 합의. 그 무효화를 주장하는 반대시위가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달 3일, 일본 대사관 앞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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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 ① 황순원문학상 예심위원들의 릴레이 심사평
인간 정산-김숨 '읍산요금소'('한국문학' 2015년 가을호)‘삶은 길이다.’ 이 상투적이면서도 유력한 비유를 따른다면, 톨게이트는 한 인간의 일생을 정산하는 명부전(冥府殿)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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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한 명』 작가 김숨 “일본군 위안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내가 죄가 많다…….그녀는 한밤중에 깨어나서도, 길을 걷다가도, 버스를 기다리가다도, 밥을 먹다가도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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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운동화’ 복원과정 소설로 나온다
1987년 전두환 정권 규탄 시위를 하다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왼쪽). 세월이 흐르면서 심하게 손상됐던 운동화는 지난 6월 김겸 박사에 의해 복원됐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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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동네] 박효신 '쏘 해피 투게더' 앵콜 공연 外
◆가수 박효신이 2월 14~1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15주년 기념 라이브 투어 ‘쏘 해피 투게더(SO HAPPY TOGETHER)’ 앵콜 공연을 한다. 지난해 12월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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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학상, 진은영·김숨씨
진은영(左), 김숨(右)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주관하는 제2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이 선정됐다. 시 부문은 진은영(43) 시인의 시집 『훔쳐가는 노래』, 소설 부문은 김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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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시, 사유의 폭 넓힌 소설 "상향평준화"
제14회 중앙신인문학상 예심이 1일 서울 서소문로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심사위원 박형서·김숨·신형철·김행숙·박성원·이수형씨. [최승식 기자] 한국 문학의 미래를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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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을 적으로 만들었나 '불편한 동거'에 나선 두 여인
소설가 김숨은 자식들에게 착취당하면서도 멸시받는 어머니들에게 “당신은 존귀한 존재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이들은 적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건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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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기 목소리 뚜렷해져 … 소설, 일상의 팍팍함 문학으로 승화
올해 13회째를 맞는 중앙신인문학상 예심이 3일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심사위원 김영찬·박성원·한강·김숨·김민정·권혁웅씨. [강정현 기자]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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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미당·황순원 문학상] 본심 후보작 지상중계 ②
트로트 감수성으로 읊는다 웃기면서도 서러운 인생 시 - 권혁웅 ‘도봉근린공원’ 외 22편 권혁웅 시인에게 시는 구원이었다. “산동네에 살던 사춘기,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덜컥거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