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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데이트] 잘 먹어서 탈? 서울 사람, 혈관 건강 빨간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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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이렇게 나쁠 줄 몰랐어….”  

얼마 전 친구가 건강검진 결과표를 받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고지혈증과 같은 이상지질혈증 등 몇몇 질환을 조심하라는 판정을 받고 충격이 컸나 봅니다. 그래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서울지역 통계를 들여다봤습니다. 과중한 업무에 미세먼지까지 걱정해야 하는 서울 시민들, 과연 건강할까요?

서울 사람들 많이 아프다

검강검진의 판정은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판정A(정상), 판정B(경계), 질환의심과 이미 병이 있는 유질환자입니다. 2012년 질환의심과 유질환자 판정 비율은 52.1%로 수검자의 과반수를 넘어섰습니다. 2016년엔 57.42%를 기록해 10명 중 약 6명은 병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판정A(정상)는 9.6%에서 8%로 줄었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점점 아파가는 거죠.

유질환자 판정 건수 살펴보니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유질환자'는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폐결핵 등 4종의 질병을 앓고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2016년 유질환자 판정 건수 중 고혈압(58%)과 당뇨(21.6%)를 합하면 10건 중 8건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 비율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2012년엔 고혈압(63.1%)과 당뇨(22.7%)가 총 85.8%나 차지했거든요.

이상지질혈증 늘어 혈관 건강 빨간불

대신 이상지질혈증의 비율은 2012년 13.3%에서 2016년 20%로 부쩍 늘었습니다. 유질환자 5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을 겪고 있다는 건데요. 이상지질혈증이란 피 속에 콜레스테롤 등 지방이 과다하게 많은 증세를 가리킵니다. 동맥경화나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과 중풍·뇌졸중·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지요.

질환의심 판정에서는 이상지질혈증 비율이 30% 안팎으로 다른 모든 질환을 누르고 5년 내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정상B(경계) 판정에서도 마찬가지로 5년 내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상지질혈증 비율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죠.

정상 판정률 남녀 격차 살펴보니

물론 건강한 서울 시민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이 건강할 가능성은 남성보다 훨씬 높습니다. 2012년엔 정상A 판정을 받은 수검자 중 남성 31.8%, 여성 68.2%을 차지해 여성이 남성의 2배를 넘어섰는데요. 2016년엔 남성 25.1%, 여성 74.9%로 격차가 무려 49.7%p에 달합니다. 전체 수검자 남녀 비율은 50대 50입니다.

김광준 연세대 의대 노년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30~50대 남성의 건강상태가 가장 안 좋게 나온다"며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회식, 운동시간 부족 등이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자체별 건강검진 수검률 순위는

서울시민의 저조한 수검률(2012년 전국 꼴찌, 69.21%)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상승 추세이긴 하나 2016년 75.12%로 16개 지자체 중 끝에서 두 번째입니다. 4명 중 1명이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김광준 교수는 "서울시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검진을 받기보다는 직장검진을 받거나 자비를 들여 민간검진기관을 이용하는 수진자가 타 지역에 비해 높아서"라고 설명합니다. 서울시 안에서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종로구가 수검률이 특히 낮은 지역으로 나타납니다.

연말이면 끝날 것만 같았던 술자리와 업무는 연초부터 스트레스와 나쁜 생활습관으로 이어지고 작년에 받았던 건강검진의 결과표는 서랍에 고스란히 박아놓진 않으셨나요? 연초부터 미세먼지와 독감이 서울시민들의 건강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당신의 건강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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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운 데이터분석가 bae.yeow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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