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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지층 절반쯤 문재인 쪽으로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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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단일후보로 정해졌지만, 양측 지지층의 단일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안철수 사퇴 이후인 24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 후보를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에 비해 아직은 적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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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24일 전국의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12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가 46.6%로 문 후보(41.1%)에게 우세했다. 문 후보 지지율은 3자 대결 때(22일 24.0%)에 비해선 높아졌지만, 자신과 안 후보(22일 3자 대결 시 25.8%) 지지율의 합인 49.8%엔 미치지 못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의 합에서 문 후보의 24일 지지율을 뺀 8.7%포인트와 박 후보의 지지율 상승분(40.6→46.6%) 6%포인트는 안철수 지지층의 이동 결과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철수 지지층의 절반가량이 문 후보 지지에 합류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박 후보가 오차범위(±2.8%포인트) 내에서 문 후보를 앞섰다.

 중앙일보가 실시한 최근 5회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안철수 지지층 중 평균 31%가 문 후보 지지로 이동하지 않고 이탈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어 안 후보가 사퇴한 이후 실시된 몇몇 여론조사에선 안철수 지지층의 50%가량이 문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절반은 새누리당 박 후보를 지지하거나, 부동층으로 빠지거나, 투표에 기권하겠다는 사람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처럼 적어도 여론조사상으론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2002년보다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 후보 발표일(11월 25일)과 그 다음 날 실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단일 후보로 확정된 노무현 후보가 각각 41.8%, 42.7%로 이회창 후보(33.2%, 35.2%)에게 오차범위를 넘어 앞섰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노 후보가 43.5%로 이 후보(37.0%)에게 6.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시너지 효과가 아직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룰 협상 과정에서의 마찰, 민주당에 대한 안철수 지지층 일부의 실망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지지층의 동의에 의한 단일화가 아니라 룰을 둘러싼 감정 싸움과 갈등 끝에 안철수가 일방적으로 사퇴했기 때문에 그의 지지층의 이탈 폭도 컸다”고 분석했다.

 ‘모름·무응답’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중앙일보 조사의 경우 약 5%였던 부동층이 두 자릿수(12.3%)로 늘었고, 일부 조사에선 20% 가까운 경우도 있다. 이번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했다. 휴대전화(671명)+집전화(529명) RDD 방식으로 조사했고,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 응답률은 32.2%다.

  ◆타사 여론조사도 비슷=24, 25일 실시된 타사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박-문 지지율의 경우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선 43.5% 대 39.9%,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선 45.2% 대 41.8%, 한겨레신문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선 49.8% 대 41.6%로 나타났다. 또 SBS-TNS 조사에선 43.3% 대 37.6%,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선 46.8% 대 44.1%, 중앙SUNDAY-엠브레인 조사에선 44.7% 대 41.3%로 나타났다. 박 후보가 2~8%포인트 우세했다. 반면 MBC-한국리서치, 리얼미터 조사에선 박 후보가 문 후보에게 각각 2.0%포인트, 4.9%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지지율 차이는 모두 오차범위 이내이므로 우열을 말하기 어렵다.

 한편 안철수 지지층의 박-문 지지율은 20.5% 대 56.9%(조선일보), 25.2% 대 57.4%(동앙일보), 26.4% 대 50.7%(한겨레신문), 24.1% 대 55.0%(중앙SUNDAY)였다. 방송사 조사에선 24.2% 대 51.8%(SBS), 19.2% 대 55.7%(KBS), 16.9% 대 45.3%(MBC)였다. 문 후보가 안철수 지지층의 절반 정도(4개 조사 평균 53%)를 흡수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 후보로선 양측 지지층의 완벽한 단일화가 최선의 시나리오다. 그런 면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철수 지지자들의 마음이 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조사 결과로선 상당히 좋은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신창운 여론조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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