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서로 절충안 제시 … 룰 협상 타결 임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의 단일화 룰 협상이 이르면 23일 중 타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22일 밤 11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후보 지지도’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대결’ 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단일후보를 확정하자고 제안했다.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제외하고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어느 후보를 더 지지하느냐를 한 번 조사하고, 박 후보와 문·안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 결과를 다시 조사해 지지율 합계가 더 높은 후보를 가리자는 것이다. 적합도 조사는 대통령 후보에 대한 적합도를 묻는 만큼 국정 경험, 안정감에서 유리하다고 보는 문 후보 측이 선호한다. 반면 지지도 조사는 후보 본인에 대한 호감도를 직접 묻는 것이라 안 후보 측에서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박 본부장은 “문 후보와 민주당에 드리는 마지막 제안”이라고 밝혀 최후통첩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여론조사기관 한 곳을 정해 즉각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간 안 후보 측은 가상대결 조사 입장을 고수해 왔고, 문 후보 측은 야권 지지층을 대상으로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한지 묻는 (적합도) 조사를 요구해 왔다. 박선숙 본부장의 제안은 문 후보 측의 적합도 조사 요구를 ‘지지도’ 조사로 바꾼 절충안인 셈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 제안을 진지하게 숙고하고 내일(23일) 최종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23일 중 룰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말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등록일(25, 26일) 전에 단일화를 이루려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간이 절대 부족한 만큼 미세 조정을 거쳐서 결국 절충안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는 이날 심야 대책회의를 소집해 안 후보 측 제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다만 익명을 원한 문 후보 캠프의 핵심 의원은 “양측의 제안을 섞어서 절충안을 내놓으려면 우리 측이 최초 요구했던 ‘적합도’ 조사와 자신들의 ‘가상대결’ 조사를 섞는 게 맞지, 우리 요구는 변형시키고 자신들의 원안만 포함시켜 수정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합당하냐”고 말했다. 문 캠프 내에선 이 같은 반발의 목소리도 강해 막판 진통을 배제할 순 없다.

  우 단장은 박 본부장의 회견에 앞서 재야단체가 내놓은 중재안(단일후보 적합도 조사 50%+박 후보와의 가상대결 조사 50%)을 수용하겠다고 했었다.

 앞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비공개 회동에서 룰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만났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만났으나 1시간 30분 동안 담판에서 입장차만 확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