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뒤에서 2, 3등 강원·광주 ‘우리 떨고 있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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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김학범 강원 감독(左), 최만희 광주 감독(右)

이제 피 말리는 강등권 탈출 경쟁이 남았다. 강등 위기에 놓인 팀들은 하루하루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프로축구 K-리그 우승 경쟁은 이미 끝났다. 서울이 21일 제주를 1-0으로 꺾고 자력 우승을 확정했다. 팀당 남은 3경기에서 최대 관심사는 어느 팀이 2부리그로 떨어질지다. 내년 승강제 시행을 앞둔 K-리그는 올해 성적에 따라 하위 2팀이 강등된다.

아시아축구연맹의 프로축구클럽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군인팀 상주 상무는 지난 9월 프로축구연맹의 결정에 따라 이미 자동 강등이 결정됐다. 나머지 한 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광주와 강원이 가장 위험하다.

23일 현재 광주가 승점 41(9승14무18패), 강원이 승점 40(11승7무23패)으로 16개 팀 중 14위와 15위에 랭크돼 있다. 11위 성남(승점 49), 12위 전남(승점 47), 13위 대전(승점 46)도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광주와 강원에 비하면 낫다. 광주는 대전·대구·전남, 강원은 상주·성남·인천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강원은 다음 경기 상대인 상주가 잔여경기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라 승점 3점을 자동으로 얻는다.

 ‘강등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선수단에 큰 스트레스다. 호통을 치며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하던 최만희(56) 광주 감독은 “지금은 가급적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주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중요한 시기에 행여나 기가 꺾일까 걱정돼서”라고 한다. 최근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미드필더 이승기(24)는 “창단 후 두 시즌만 치르고 2부리그로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선수단 내에서 ‘강등’이라는 말은 금기어가 됐다. 강원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최근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던 공격수 심영성(25)은 수면에 도움이 되는 아로마 제품을 구입했다고 한다. 애연가로 소문난 김학범(52) 강원 감독의 흡연량도 부쩍 늘었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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