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유머 한 방 '수억 광고값 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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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탄생한 인터넷 유머가 특정 기업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여주며 수억원대 마케팅 효과를 내 화제다.

아시아 최대의 해충방제 서비스 전문회사인 세스코의 홈페이지(http://www.cesco.co.kr)는 요즘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루 3만명 이상이 접속하고 게시판에 질문이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PC통신 게시판이나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도 세스코 관련 글이 연일 올라오고 다음의 카페에는 ''세스코 팬클럽'' 도 생겼다.

이는 세스코 홈페이지 담당자의 재치있는 답변 덕분. 세스코 홈페이지에는 회사 특성상 바퀴벌레 등을 소재로 한 짓궂은 질문들이 자주 올라온다.


하지만 담당자는 짜증을 내기보다 재미있고 친절한 답변 글을 올렸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라는 해충은 어떻게 박멸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 "어떤 해충인지 확실히 구분이 안가므로 주변에 혹시 있으면 샘플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전자현미경 관찰 후 결과와 그에 따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라는 식이다.

이같은 답변이 이어지자 네티즌 중 한명이 재미있는 질문과 답변을 모아 다른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고, 곧 인터넷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게시판에는 ''친절한 회사'' ''진정한 서비스기업'' 등의 칭찬글도 계속 올라왔다.

세스코 손은석 마케팅팀 과장은 "직원의 답변 하나 때문에 수억원의 광고로도 높일 수 없는 인지도를 얻었다" 며 즐거워했다.

얼마 전 인터넷 유머로 인기를 끌었던 ''박카스 매니아'' 도 비슷한 사례. 박카스를 1.5ℓ짜리 페트병.명절 선물용.정수기 모양의 사진으로 각각 합성해 재미있는 설명을 달아 네티즌들에게 박카스를 국민 드링크의 대명사로 인식시켰다는 평가다.

최근 몇년간 젊은 고객들을 노려 캠페인성 광고까지 벌이고 있는 박카스 제조업체는 누군가 우연히 올린 유머 덕에 브랜드 가치를 엄청나게 올린 셈이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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