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아파트만 덜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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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일대 송도국제도시에 공공기관 입주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입주민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이곳에는 31일 풍림아파트 848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4460가구 1만5000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송도국제도시에는 주민들의 행정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한 공공시설은 단 한 곳도 들어서 있지 않다.

앞으로 들어설 기관 가운데 우체국 부지 한 곳만 잡혀있을 뿐 주민자치센터(옛 동사무소)와 경찰지구대(옛 파출소), 소방서 등은 부지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송도국제도시에서 3~5㎞ 정도 떨어진 동춘 2동이나 연수동에 위치한 공공기관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해야 할 형편이다.

전입신고를 하거나 주민등록 등.초본 하나 떼기 위해서도 아파트 단지에서 4㎞ 정도 떨어진 동춘2동 주민자치센터까지 가야 한다. 경찰서도 5㎞ 정도 떨어진 연수경찰서(인천시 연수구 연수동)를 찾아야 한다.

신도시에서 가장 기본적인 치안.교통.행정 서비스도 사실상 전혀 없는 상태다.

현재까지 임시건물 형태의 경찰지구대 설치계획만 세워져 있을 뿐이다.

이곳은 주상복합 아파트를 비롯한 국제컨벤션센터, 업무용 빌딩, 상가 등을 신축하기 위해 공사장을 오가는 트럭들의 통행이 잦아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까지 경찰관서 설치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앞으로의 치안수요를 감안해 설치 시기와 규모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화재.구급.구조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소방파출소도 2007년에나 문을 열 예정이다.

입주 예정자 김상식(47.회사원)씨는 "송도국제도시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생활편의는 뒷전인 채 아파트만 덜렁 들어선 기형적인 도시"라며 "입주 뒤 어떤 불편을 겪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수구는 풍림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 현장민원실(직원 두 명 배치)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입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안에 민원실을 세우면 사생활을 침해당할 이유가 있다며 반대해 개소 여부도 불투명하다.

구 관계자는 "현장민원실 설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대비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사에 20~30평 규모의 사무실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경제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수구청, 연수경찰서 등은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24일 입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유관기관 회의를 하고 이른 시일 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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