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명호텔 성매매 현장 덮치니 남성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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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14일 오후 11시 서울 역삼동의 유명호텔인 L호텔 10층 객실 복도에서 형사 10명이 잠복하고 있었다. 이들은 호텔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제보를 입수한 상태였다. 미리 확보한 마스터키(모든 객실 문을 열 수 있는 전자카드)로 19개 객실 문을 차례로 열자 소동이 일어났다. 남성들은 조용히 이불을 덮었고, 일부는 몰래 빠져나가다 들통이 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L호텔 사장 고모(56)씨와 호텔 내 F룸살롱 업주 이모(35)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성매수 혐의로 적발된 정모(40)씨와 여종업원 임모(29)씨 등 14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성매수 남성에는 의사와 대기업 직원이 포함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몸만 만졌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2010년 7월부터 최근까지 호텔의 10층 객실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한 혐의다. 이씨는 호텔 12~13층에서 룸살롱을 운영하면서 남성 고객에게 34만원씩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룸살롱 웨이터가 매일 오후 7시 호텔 프런트에서 10층 객실 19개 열쇠를 받아갔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날 13층 룸살롱을 확인해보니 여종업원 30여 명이 대기 중이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룸살롱과 호텔은 전혀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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