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대회 운영 허점 투성이

중앙일보

입력

제21회 베이징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준비소홀로 전반적인 대회 운영에 허점을 드러내 2008년 하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대회를 올림픽의 예행연습으로 삼고 자원봉사자 7만5천명과 경찰 등 대회운영요원만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인력을 투입했으나 교통 및 수송, 숙박, 통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문제점이 드러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이중 가장 엉망인 것은 교통이다.

베이징시는 대회 기간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U대회 차량 지정차선제를 실시하고 대규모 경찰력을 체증이 심한 곳곳에 배치했지만 홍보부족 때문인지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선수촌에서 택시로 스징샨스타디움 등 외곽 경기장까지 이동하려면 1시간 넘게 걸리는 등 교통체증으로 인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베이징 택시기사는 물론 대회 차량 운전사에 대한 사전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않아 경기장을 찾지 못해 길을 헤매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선수단의 일과처럼 돼 버렸다.

중국 지리에 익숙한 탁구팀 안재형 감독은 "운전사 교육이 전혀 안 돼 있어 내가 직접 길을 인도해 시간 안에 겨우 도착했다"며 혀를 찼다.

대회 운영과 관련해 가장 기본적인 통신시설도 제 기능을 못해 프레스센터에서는 각국 취재진이 자원봉사자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장면을 쉽사리 목격할 수 있다.

조직위는 출전 예정 선수와 경기 결과를 제때에 내놓아야 하는 데도 결과 지연발표는 물론이고 심지어 경기가 끝난 다음날 자료를 돌리는 바람에 취재진과 선수단을 애먹이고 있다.

26일 유도 무제한급의 경우 한국선수단은 장성호(마사회)의 출전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인터넷 홈페이지 메달집계에 장성호가 우승자로 나왔다는 한 국내기자의 `제보'로 밤늦게까지 확인작업을 벌여야 했다.

여기에 날이 갈수록 상혼이 맹위를 떨쳐 취재진이 묵는 중급 호텔의 경우 작은생수가 한화로 5천원, 간단한 아침식사가 1만5천원은 줘야되고 심지어 바깥에서 보내는 팩스에까지 5천원을 지불해야 하는 등 외국인들은 10배가 넘는 바가지 요금을 감수하고 있다.

선수단 관계자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주의국가 특유의 경직성"이라며 "중국이 개혁,개방을 외치며 선진국을 닮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올림픽을 치르기에는아직 성숙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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