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에 보다 가깝게 갔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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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림 스님(左), 각묵 스님(右)

부처의 가르침을 원뜻 그대로 담은 팔리어(고대 인도어) 경전인 ‘니까야’가 완역됐다. 전체 4부로 이뤄진 ‘니까야’ 가운데 아직 번역되지 않았던 2부 『맛지마 니까야』가 네 권으로 출간되면서다.

 이로써 한글판 니까야는 1부 『디가 니까야』 세 권, 3부 『상윳따 니까야』 여섯 권, 4부 『앙굿따라 니까야』 여섯 권 등 모두 열아홉 권이 됐다. 팔리어 경전 번역을 위해 2002년 초기불전연구원이 생긴 지 10년 만이다.

 난해하고 방대한 니까야 번역은 연구원 원장 대림(50) 스님과 연구원 지도법사 각묵(55) 스님, 두 사람이 해냈다. 번갈아 가며 한 부씩 번역했다. 『맛지마 니까야』는 대림 스님 몫이었다. 스님은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몸이 축났다. 계획된 다른 팔리어 경전 번역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맛지마 니까야』는 주로 수행에 요긴한 가르침을 많이 담고 있다고 한다. 한역(漢譯) 경전 『중아함경(中阿含經)』이 바로 『맛지마 니까야』를 번역한 것이다.

 대림 스님은 “중국에서 번역한 한역 경전은 팔리어 경전과 비교하면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며 “‘니까야’ 번역으로 불교 원전(原典)에 대한 한국 불교의 높은 이해 수준을 드러내게 됐다”고 말했다.

 각묵 스님 역시 “그 동안 한국 불교는 너무 근거 없이 돼버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가령 번뇌는 어떻게 소멸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니까야’에는 7가지 방법이 명확히 나와 있다고 한다.

 각묵 스님은 “화두 참선할 때 의정(疑情·의심)을 일으켜야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인지 큰 스님들에게 물어봐도 속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분이 없다”고 말했다. ‘니까야’는 그런 부분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각묵 스님은 “그렇다고 팔리어 경전을 바탕으로 한 초기불교로 돌아가자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불교를 고정된 게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본다면 한국 불교에 ‘니까야’가 기여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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