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컷 수리·외국어 92점 … 언어, 하나 틀려도 2등급 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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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치러진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등급 예상 구분점수(등급컷, 원점수 기준)가 언어·수리가는 지난해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수리나와 외국어(영어)는 내려갈 전망이다.

 최종수능점수는 28일 발표돼야 알 수 있지만 입시기관들의 가채점 결과 언어는 1등급 컷이 98점으로 추정돼 3점짜리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될 만큼 쉬운 것으로 추정됐다. 반대로 외국어는 1등급 컷이 92점으로 지난해보다 5점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올해 입시에서는 인문·자연계열 모두 외국어가 상위권 성적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메가스터디·이투스청솔·진학사 등 입시기관이 집계한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1등급 컷은 언어는 98점, 수리가·나와 외국어는 모두 92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언어·수리가는 각각 4점과 3점이 오르고 수리나·외국어는 4점과 5점이 내렸다.

탐구영역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으며 과목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수능 당일 일부 입시기관이 등급 컷을 수리가는 5점가량 낮게, 외국어는 3점가량 높게 예상하기도 했지만 가채점 결과가 나오면서 점수가 조정됐다.

 ◆수리만 ‘만점자 1%’ 근접=올해 역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공언한 영역별 ‘만점자 1%’ 방침은 지켜지지 못할 것 같다. 한 문제 차이로 1, 2등급이 엇갈릴 수 있는 언어는 만점자 비율이 2~2.68%에 달할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예상했다. 지난해 만점자 비율이 2.67%나 됐던 외국어는 5분의 1가량인 0.5~0.65%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수리가는 0.5~0.9%, 수리나는 0.8~1.04%로 1%에 가장 근접했다.

 인문계 학생들이 치른 수리나는 전년보다 어렵게 출제됐음에도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0.97%)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상위권 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 하늘고 심주석 교사는 “초고난도 문제 대신 최상위권과 상위권 변별을 위한 5~6개의 고난도 문항을 분산 배치해 전체적인 난이도를 높이면서도 만점자 비율은 그대로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이 현실화하면 지난해에 비해 너무 쉽게 출제된 언어로 인해 수험생 간에 희비가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 한 고교 3학년부장 교사는 “지난해 외국어가 그랬던 것처럼 수시에 거의 합격해놓고도 언어에서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려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추고 떨어지는 아이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지키지도 못할 만점자 1%를 괜히 공언해서 수험생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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