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고…살아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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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 증권 당국의 칼날이 한 때 '인터넷 주식의 마법사'로 불렸던 헨리 블로젯(36.사진)을 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샐러먼 스미스바니(SSB)의 통신업계 담당 유명 애널리스트였던 잭 그룹먼이 1천5백만달러의 벌금과 함께 증권업계에서 추방되는 수모를 당했다.

블로젯은 1998년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에 가담하면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를 정확히 예측,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2000년 3월부터 닷컴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하지만 그는 6월에도 "인터넷 기업들의 전망은 여전히 좋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가 이들 기업의 수익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시인한 것은 2001년에 들어선 뒤였다. 이후 그의 장밋빛 보고서를 상대로 한 투자자들의 항의와 소송이 잇따랐다.

결국 그는 그 해 말 메릴린치를 떠나야 했다. 1년 이상 잊혀져 있던 그를 세상에 다시 끌어내 '제2의 그룹먼'으로 혼내 주겠다는 것이 미 증권 당국의 방침이다.

미 증권업협회(NASD)가 조만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인데, NASD는 이미 그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e-메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메릴린치 재직 당시 그의 상급자에게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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