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혜택 미분양 안 팔리는데 신규분양도 찬바람"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황정일기자] ㈜삼호가 경기도 여주시에서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아파트. 이 아파트는 7일 청약 1·2순위 접수를 받았지만 접수한 사람은 고작 19명뿐이었다.같은 날 인천 서구에서 1·2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신현동 금강아이움 아파트도 청약자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 1·2순위에 접수한 사람은 단 1명이었다.분양업체 측은 3순위 청약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순위 내 마감과 같은 욕심을 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청약률이 너무 바닥권만 아니면 된다는 것이다.

미분양시장·신규 분양 동반 침체

가을 분양 큰 장을 기대했던 주택 건설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때문이다.더 큰 고민은 미분양 아파트에 있다. 미분양은 그나마 지난 9 26일부터 양도소득세 면제(9·10 대책) 혜택 시행으로 걱정을 덜 만도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9·10 대책이 고민을 키웠다.

10 대책 약발이 잘 먹히지 않아 미분양 판매에 별 도움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9·10 대책으로 가을 분양 큰 장까지 망쳤다. 한 중견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이라도 잘 팔리면 괜찮은 데 연내 입주해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볼 수 있는 서울 일부 미분양을 빼고는 꿈쩍도 않는다”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그런데 신규 분양 시장은 신규 분양 시장대로 망가졌다”고 덧붙였다. 미분양에 대한 양도세 혜택으로 신규 분양 시장이 주택 수요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 났다는 것이다.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도 “가을 분양 시장은 그럭저럭 괜찮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9·10 대책으로 장 자체도 못 섰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가을 분양 예정이었던 단지를 내년으로 미루는 등 분양 시기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양도세 혜택 연장될까

이 바람에 9~10월 분양 물량은 당초 전국에서 6만여 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전국에서 4만여 가구가 분양되는 데 그쳤다. 월 평균 2만가구 꼴로, 전통적으로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 8(22000여 가구)보다 못한 수준이다.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11월 분양 예정 단지도 전국 35개 단지 24333가구 정도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26082가구)보다 7% 가량 감소한 수치인데, 12월에는 대선이 있어 사실상 분양 시장이 11월로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년보다 20%가량 준 것이다.분양 시기를 미루는 것은 말은 쉽지만 주택업체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큰 일이다. 미루면 미룬 만큼 사업 기간이 길어지게 되고 그 만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이 불어나기 때문이다.미분양에 대한 양도세 혜택이 끝나가는 데도 주택업체가 소리 내 혜택 연장을 주장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분양을 ‘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 현재’로 못박아 이 혜택을 연장시켰다가는 신규 분양 시장이 완전히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