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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접점릴레이 … 전기 접촉 없이 전구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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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노시청 회장이 전기 접촉 없이 불이 들어오는 전구를 선보이고 있다. [신인섭 기자]

“여러분, 제가 오늘 마술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노시청(61) 필룩스 회장이 8일 테크플러스 강연 도중 쇠막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는 다른 한 손으로는 소켓 부분에 동그란 구멍이 있는 전구를 들었다. 그가 전구 구멍에 쇠막대를 끼우자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 전기회로를 전구에 접촉시키지 않은 채 반도체 성질을 이용해 회로를 개폐한 것이다. 이는 무접점릴레이(SSR) 기술을 이용한 필룩스의 무접점 LED 조명이다.

 노 회장은 “이 기술이 장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상상해 보자”며 “화재 위험이 줄고 물속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전된 조명기술은 깡통전구를 문화와 예술로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이날 기술융합을 실제 사업과 경영에 적용한 기업가로서 강연에 참석했다. 그는 조명기술과 인문학적 감성을 융합한 ‘감성조명’을 제작하는 필룩스 대표다. 필룩스는 국내 전자조명업체로 국내외 조명 관련 특허만 10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영국 등 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지난해 ‘감성문화경영’으로 중소기업 문화대상을 받았다.

 노 회장은 필룩스 ‘감성조명’의 시작은 첨단 기술에 자연의 이치를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출과 일몰의 햇빛을 집 안에서 인공조명으로 연출하는 ‘SIH(Sun In House)’ 기술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노 회장은 “빛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간 역시 실내에서도 자연에 최대한 가까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용자의 신체상태나 심리상태까지 감지해 조명을 조절하는 게 감성조명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수리영역’을 설정하면 좌뇌 활성화 조명이 발생하고 ‘창의영역’을 선택하면 우뇌 맞춤형 조명으로 변하는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LED 조명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사례도 소개됐다. 고기영(47) 비츠로앤파트너스 대표는 이날 강연자로 참석해 “조명 디자인은 전등갓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자연광과 인공빛을 이용해 건축에 입체감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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