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체크카드로 지출 조절 … 강남 아파트 매수는 자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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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 청담동에 살고 있는 강모(34)씨. 중소기업 연구원인 남편과 자녀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다. 전세로 살고 있으며 얼마 전 구로동에 있는 빌라를 팔아 무주택자가 됐다. 모아 놓은 자산은 전세보증금 2억1000만원을 합쳐 3억원 가까이 된다. 부채는 없다. 남편 급여는 짝수 달과 홀수 달이 23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평균적으로 330만원은 된다. 자녀가 아직 어려 생활비를 쓰고 남아 저축도 할 수 있는 급여 수준이다. 집을 구입할 필요가 있는지, 자녀 교육과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왔다.

A　 외벌이인 강씨네는 급여소득자지만 월수입이 들쭉날쭉하다. 이래 가지고는 재무 목표를 계획성 있게 추진하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지출을 줄여 투자여력을 늘리는 일이다. 현재 강씨네의 한 달 저축 가능 금액은 85만원 정도지만 재무 목표를 원하는 수준으로 준비하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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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씨네는 평소 가계부도 쓰고 지출 관리를 하는 등 꼼꼼하게 살림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투자 여력을 늘리기 위해 마른 수건도 짠다는 생각으로 지출 감축 여지가 더 있는지 살펴보자. 가계 생활비 중 고정지출은 160만원이지만 변동지출은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80만원까지 진폭이 크다. 급여가 많이 나오는 짝수 달의 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변동비 지출을 갈무리하도록 하자. 가계부는 중단 없이 꾸준히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급쟁이는 가계부만 잘 써도 지출을 3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신용카드 대신 은행 잔액 내에서 쓸 수 있는 체크카드를 활용하는 게 지출을 조절하는 좋은 방법이다.

　◆두 개의 CMA로 지출을 조절하라=소득금액이 월별로 차이 나는 경우 매월 지출금액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계좌를 분산해 관리하는 게 좋다. CMA 계좌를 두 개 개설해 하나는 지출용으로, 하나는 비상금 보관용으로 사용하자. 비상금 보관 계좌는 항상 3개월치 생활비인 800만원가량의 잔액을 유지하기 바란다. 월급이 많이 나오는 달엔 지출 예상 금액인 240만원을 지출용 CMA에 넣어 쓴다. 월급이 적게 나오는 달에는 소득 전부를 지출용 CMA에 넣고 부족한 지출액은 비상금 CMA 계좌에서 인출해 메우도록 한다. 다음 달 월급이 많이 나오면 비상금 계좌의 잔액을 800만원으로 맞춰놓는다.

　◆청약종합저축에 10만원 추가 가입을=강씨네는 지난 10월 초 구로구 빌라를 1억5000만원에 매도해 4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강남구 삼성동 소재 소형 아파트를 전세를 끼거나 은행 대출을 받아 구입하려고 한다. 별로 바람직한 생각이 아니다.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이용해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다. 강씨네는 자녀가 세 명이어서 보금자리지구나 신도시의 3자녀 특별공급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무주택 기간을 늘리고 청약 불입액이 많아질수록 당첨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부부가 모두 월 2만원씩 불입하고 있으나 둘 중 한 명은 불입금을 10만원으로 올리는 게 좋겠다. 앞으로 집값이 한꺼번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무주택자인 것에 불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대출을 일으켜 무리하게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절대 반대다.

　◆셋째의 교육비는 적립식 투자로 마련=구로구 빌라를 팔아 남은 돈 4000만원은 목돈 마련 차원에서 금융상품에 넣어 굴리도록 하자. 2000만원은 세금우대 저축은행예금에, 1000만원은 해외채권펀드에, 나머지 1000만원은 주식형펀드로 분할하면 적절한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 또 13만원을 적립식 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기 바란다. 이런 식으로 계속 불려나가 둘째와 셋째의 교육자금으로 쓰면 되겠다. 첫째의 교육자금은 지금 12만원씩 넣고 있는 저축성보험으로 마련하면 된다. 노후 준비는 부부 명의의 국민연금과 연금보험으론 부족하므로 나중에 투자 여력이 더 확보되면 남편 이름으로 소득공제가 가능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하도록 하자.

서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