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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 탈출〉, 역대 최고 주말흥행기록 수립!

중앙일보

입력

팀 버튼 감독의 새 영화 〈혹성 탈출〉이 7월 27일부터 29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흥행에서 무려 6,853만불의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여름 극장가를 완전 장악하였다. 이는 역대 3일간의 수입중 〈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의 7,213만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입인데, 〈쥬라기 공원 2〉가 연휴 4일중 3일간의 성적임을 감안하면 연휴가 끼지 않은 일반 주말의 3일간 흥행수입으로서는 〈미이라 2〉의 6,814만불을 앞지른 역대 최고의 대기록인 셈이다. 따라서 당연히 많은 신기록들이 동시에 배출되었는데, 역대 20세기 폭스사 배급영화중 최고의 주말흥행성적(종전 기록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의 6,481만불), 팀 버튼 영화중 최고의 주말흥행성적(종전 기록은 〈배트맨 2〉의 4,569만불), 역대 7월 개봉작중 최고주말흥행(종전 기록은 〈엑스맨〉의 5,447만불) 등이 새로 씌어진 기록들이다. 또, 개봉한 금요일 하루동안 〈혹성탈출〉이 벌어들인 수입 2,506만불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의 개봉일 수입 2,854만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개봉당일 흥행기록이기도 하다

원숭이 군단이 내뿜는 흥행열기에 놀란 〈쥬라기 공원 3〉은 1위로 개봉했던 지난 주말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2,254만불의 수입에 그치며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개봉 9일째인 지난 목요일, 올 해 개봉작중 8번째로 1억불을 돌파한 후 현재까지 1억 2,482만불을 벌어들임으로써 〈쥬라기 공원 3〉는 여전히 제작사인 유니버설 사를 즐겁게 하고 있는데, 유니버설의 배급대표 니키 로코는 이 영화의 최종수입이 1억 7,500만불과 2억불 사이가 될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흥행제조기 줄리아 로버츠와 빌리 크리스탈이 공연한 로맨틱 코메디 〈아메리칸 스위트하트(America's Sweethearts)〉는 1,540만불의 수입으로 3위를 차지하였다. 개봉 10일간의 총수입은 5,911만불. 영화를 배급한 소니 산하 콜롬비아 사의 마케팅 및 배급대표 제프 블레이크는 액션영화들이 주로 지배하는 여름극장가에서 관객들에게 좋은 대안이 됨으로써 최종적으로 1억불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 전망하였다.

나란히 개봉 3주째인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새로운 '클루리스', 〈리걸리 블론드(Legally Blonde)〉와 로버트 드니로, 말론 브란도, 에드워드 노턴이 공연한 금고털이범 이야기 〈스코어(The Score)〉는 각각 901만불과 705만불의 흥행수입을 올려 4위와 5위에 랭크되었다.

에디 머피가 주연한 〈닥터 두리틀 2(Dr. Dolittle 2)〉는 463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지난 주말 8위에서 두 계단이나 상승한 6위를 차지하였는데, 개봉 38일째인 일요일까지 1억 122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쥬라기 공원 3〉에 이어 올 해 9번째의 1억불 돌파작으로 등극하였다.

〈혹성 탈출〉의 신기록 수립에 힘입어 이번 주말동안 흥행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4,345만불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 주말(1억 3,490만불)보다 6.3%가 증가한 성적일 뿐 아니라, 〈너티 프로페서 2〉와 〈왓 라이즈 비니스〉가 각각 4,252만불과 2,286만불의 수입을 올리며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1억 2,168만불)과 비교할 때도 18%나 상승한 성적이다.

신기록을 세우며 등장한 〈혹성탈출〉은 현존하는 가장 창의적인 감독들중 한 명인 팀 버튼이 어두운 줄거리에도 빅히트를 기록했던 동명의 1968년작을 재구성한다는 점만으로도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던 초특급 화제의 SF 모험물이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캐스트 어웨이〉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배출하지 못했던 20세기 폭스 측은 자신들의 야심작인 〈혹성 탈출〉이 신기록을 수립한 데 대하여 가히 열광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는데, 폭스 사의 대변인은 벌써부터 최종적으로 2억불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폭스의 미국내 배급대표인 브루스 스나이더는 "우리는 히트를 기대했지만 6천만불 이상이나 벌어들일 줄은 미처 몰랐다. 정말 행복하다."면서, 영화의 성공원인에 대해 "〈혹성탈출〉의 컨셉과 팀 버튼, 그리고 마크 월버그, 이 세 가지 요소가 만나자 진정한 이벤트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여성관객의 비중이 46%로 예상보다 높았고, 25세 이상의 청장년 관객들이 전체관객의 62%를 차지했다고.

68년에 1편이 처음으로 충격적인 결말(자유의 여신상으로 모든 이를 놀래 켰던!)을 드러낸 이래 73년까지 무려 4편의 속편이 만들어졌고, 그 후에도 2개의 TV 시리즈가 제작되었던 〈혹성 탈출〉 시리즈를 다시 스크린에 부활시키기 위한 작업은 일찍이 93년부터 시작되었다. 크리스 콜롬버스, 제임스 캐머론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감독으로 거론된 후 20세기 폭스사의 사장 톰 로스먼은 〈배트맨〉과 〈화성침공〉, 〈유령수업〉, 〈에드우드〉, 〈슬리피 할로우〉 등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재구성, 재해석하는 능력을 가진 팀 버튼 감독에게 연출을 의뢰했다. 팀 버튼 감독은 "나는 〈혹성탈출〉의 리메이크나 속편을 만드는데 흥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세상을 다시 가본다는 발상에 호기심이 발동했었죠."라고 그 때를 회상했다.

〈혹성 탈출〉의 촬영은 〈흐르는 강물처럼〉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던 프랑스 출신 필립 루스로가 담당하였고, 콤비 각본가 로렌스 코너와 마크 로젠탈, 그리고 〈캐스트 어웨이〉의 윌리엄 브로일스 주니어, 3인이 각본을 완성하였다. 팀 버튼 감독의 패밀리들중 상당수도 다시 스탭진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음악의 대니 앨프만을 필두로 편집의 크리스 리벤존, 미술의 릭 하인리히, 의상의 콜린 엣우드 등이 그들이다. 영화의 특수촬영은 죠지 루카스가 설립한 후 세계최고 수준의 SFX를 자랑하는 ILM이 담당하였고, 원숭이들의 분장은 〈그린치〉, 〈너티 프로페서〉, 〈배트맨 2〉 등의 특1급 베테랑 릭 베이커가 지휘하였다.

서기 2029년. 광활한 우주를 떠다니는 우주정거장에서는 인류의 기원을 밝히고자 하는 새로운 실험이 진행중이고, 인간들을 대신하여 위험상황을 탐사하게 끔 훈련받은 원숭이들이 우리에 갇혀있다. 그러던 어느날, 우주에서 발생한 엄청난 전자기장의 폭풍에 의해 한 훈련받은 원숭이를 태운 캡슐이 레이더에서 사라지자 그 원숭이를 지도하던 레오 데이비슨 대위(마크 월버그)가 구조를 위해 출동한다. 하지만 그를 태운 우주선 역시 전자기장에 휘말리게 되고 이름모를 인근 행성의 늪지대에 불시착한다. 시간과 공간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레오는 원숭이 사냥꾼에게 잡혀 노예로 팔려간다. 바로 레오가 불시착한 행성은 원숭이들이 인간을 노예처럼 지배하는 원숭이들의 행성이었던 것이다. 이내 레오는 샌더라는 원로원 원숭이의 집에 하인으로 팔려간다. 샌더의 딸로서 인간을 측은하게 여기는 알리(헬레나 본 햄 카터)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레오는 인간 일행들을 이끌고 자신을 구조하기 위해 지구로부터 날라온 우주선이 기다릴 칼미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그들이 발견한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추락한 것처럼 보이는 고철 구조선뿐이다. 더욱 위험한 상황은 인간을 완전히 말살시켜버리려는 사악한 타드 장군(팀 로스)과 그의 오른팔인 아타르(마이클 클라크 던컨)가 이끄는 원숭이 부대가 인간들의 완전말살을 위해 맹렬히 공격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부기 나이트〉, 〈퍼펙트 스톰〉의 마크 월버그와 〈프랑켄슈타인〉, 〈파이터 클럽〉의 헬레나 본햄 카터가 주연을 맡아 인간과 원숭이 사이의 로맨스를 선보이고,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등의 타란티노 패밀리 멤버 팀 로스와 〈그린 마일〉, 〈나인 야드〉의 거인 마이클 클라크 던컨이 흉폭한 원숭이로 분했다. 이외에 〈스타 탄생〉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 〈드리븐〉의 에스텔라 워렌 등이 공연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원작의 주인공이었던 찰튼 헤스톤의 카메오 출연. 그는 이번에는 팀 로스가 연기하는 사악한 원숭이 장군 타드의 부친 원숭이 역(!)을 맡았다.

평론가들은 호평을 보낸 그룹과 실망을 표한 그룹으로 나뉘어졌는데, 후자측이 다소 우세하였다. 먼저 이 영화에 열광적인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로서,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이 영화를 "원작에 대한 정말 놀라운 새 버전."이라고 칭하며, "팀 버튼 감독의 근사한 기획이 대담하게 실행된 작품."이라고 호평을 보냈고, 시카고 트리뷴의 마이클 윌밍턴은 "관능적인 시각효과와 농담과 기지의 폭발적인 반응을 담고 있는 할리우드의 슈퍼 스펙타클."이라고 평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밥 그레이엄 역시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썸머 블록버스터!"라고 반겼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쉽게 올여름 최고의 오락영화자리를 꿰어차면서, 관객들을 두시간 동안 땀을 쥐게 만든다."고 박수를 보냈다.

반면, 영화에 실망감을 표한 평론가들로서,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더 한 것을 기대했었다...팀 버튼 감독은 원작에 경의를 표하면서 그 자체도 훌륭하게 만들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결국 10년이 지난 후, 사람들은 여전히 68년도 원작을 대여해 볼 것이다."고 예측했고, LA 타임즈의 케네쓰 튜랑능 "이 영화의 슬픈 진실은, 실망스럽게도, 영화가 뛰어나게 재미있지 못하다는 점이다."고 평했다. 또한 헐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영화는 팀 버튼이 〈가위손〉, 〈에드 우드〉와 〈배드맨〉 1, 2편에서 설정했던 높은 감성과 풍부한 상상력의 기준에 도달하는데 실패했다."고 실망감을 표했고, CNN 쇼비즈의 폴 클린턴 은 "수치스런 작품."이라 칭하기도 하였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최근 국내에서도 상영에 돌입한 고양이와 개들의 한판 승부극 〈캣츠 앤 독스〉가 462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차지하였고,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흥행가를 놀래키고 있는 카레이싱 형사 액션물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와 웨이언스 형제의 패러디 히트작 속편 〈무서운 영화 2(Scary Movie 2)〉가 각각 409만불과 272만불의 수입으로 8위와 9위를 차지하였으며, 올해의 최고 흥행수입을 수립중인 〈슈렉〉이 179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이중, 〈슈렉〉은 현재까지 수입으로 2억 5,553만불을 기록하여 〈배트맨〉(2억 5,119만불)을 앞지르고 역대 15번째로 높은 흥행작으로 기록되었는데, 조만간 역대 13위와 14위의 흥행순위를 가진 〈그린치〉(2억 6,003만불)와 〈죠스〉(2억 6천만불)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주말 미 전역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는 성룡과 크리스 터커가 다시 콤비를 이룬 〈러쉬 아워 2(Rush Hour 2)〉를 필두로,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안젤리나 '라라' 졸리의 로맨스물 〈오리지날 신(Original Sin)〉, 패밀리 코메디 〈프린세스 다이어리스(The Princess Diaries)〉까지 모두 세 편인데, 이중 단연 흥행력이 돋보이는 〈러쉬 아워 2〉가 과연 〈혹성탈출〉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흥행분석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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