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컵] 브라질축구 `현실직시론' 대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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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현실을 직시하자.'

코파아메리카축구대회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브라질대표팀이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놀랍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한 이번 패배를 접하면서 당연히 국민적인 분노가 뒤따랐지만 종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는 브라질축구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팀"이라고 대표팀을 묘사한 리우 데 자네이루의 일간지`오 디아'처럼 분노를 여과없이 드러낸 매체가 있긴 하지만 더 이상 최강이 아닌 브라질축구의 위상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스포츠 일간지인 `랜스'는 비난을 스콜라리감독과 선수들에게 돌리는 대신 자국의 우수선수들은 유럽으로 떠나보내고 유럽의 선수들은 끌어들이지 못하는 브라질국내 축구의 현주소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AP통신은 지난해 시드니올림픽과 지난달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의 부진 때문에 잇따라 물러난 완더리 룩셈부르고와 에메우손 레앙 전감독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아직 스콜라리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지 않는 것 또한 브라질의 냉정한(?) 현실인식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당사자인 스콜라리 감독도 온두라스전 패배 후 "모욕적이고 부끄럽다"며 분통을 터트렸지만 "이제는 우리가 상대를 존경해야 한다"며 그간 월드컵 4회우승국이라는 우월감에서 벗어날 때임을 주장했다.

바닥을 친 브라질축구가 이러한 `현실직시론'을 바탕으로 회생을 위한 노력을 해나갈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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