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질문 꺼리고 답은 아리송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지난 14일 한 중앙일간지 기자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했다. 대선 D-66일인 시점이었다. 안 후보의 ‘마크맨(후보 전담기자)’ 결혼식 참석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그는 7일에도 한 경제지 기자의 결혼식장을 찾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16일 “다른 마크맨 결혼식에도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의 이런 행보는 캠프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지금이 그럴 때냐는 거다. 안 후보는 다른 대선 주자들에 비해 대선 준비도 출마도 늦었다. 그런 안 후보가 결혼식장에 앉아 있는 건 “한가롭게 비칠 수 있다”는 얘기다.

 안 후보는 정책공약도 14일 발표한 게 처음이다. 그래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준비 안 된 후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체성’조차 정리되지 않았다. 그는 범야권 후보가 맞느냐는 질문에조차 “NCND(긍정도 부정도 않겠다)”고 했다가 곧바로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동시에 이룰 사람”이라고 했었다.

 자연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이 애매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대선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모호한 입장을 1년간 유지하던 때와 비슷하다. 지금은 단일화 문제를 놓고 같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탓에 안 후보에겐 기자들이 질문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안 후보 캠프 대변인단의 ‘과잉보호’도 겹쳤다.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놓고 안 후보 측과 민주통합당 간에 갈등이 있던 지난 11일 안 후보는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를 방문했다. 대변인단은 취재진에게 무소속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을 3개만 할 수 있다고 제한했다. 안 후보는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보자마자 “가는 장소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야 하나요”라며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주제를 벗어난 질문 하나가 예정에 없이 나오면서 마지막 질문자는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정연순 대변인은 “약속대로 질문을 다 받았다”며 추가 질문을 막았다.

 안 후보는 16일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야권) 단일화보다 연대·연합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던 캠프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어제도 묻지 않으셨느냐. 여러 번 (차이점을) 말씀드렸다”고만 했다. 한번도 직접 입장 표명을 한 적이 없는데도 그랬다.

양원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