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매주 기업 돌며 구인정보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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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표정은 밝게. 차렷, 경례.”

 전문 강사의 지시에 따라 대학생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지난 5일 경북 구미대학교(총장 정창주)가 충북 단양 대명콘도에 마련한 취업캠프 ‘면접 대응전략’ 시간이다. 치위생과 3학년 등 졸업을 앞둔 학생 500여 명이 10개 세미나실을 차지한 채 마지막으로 취업 준비를 점검했다. 학생들은 2박3일 동안 합숙하면서 전문가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입사지원서 작성법, 스피치 기법 등을 익혔다. 또 기업 인사담당자는 모의면접을 진행했다. 이 취업캠프에는 졸업을 앞둔 학생 500여 명이 무료로 참가했다. 캠프 운영비 1억5000여만원은 학교가 전액 부담한다.

 이런 식으로 매년 가을 원정 취업캠프를 여는 구미대는 취업 이야기만 나오면 할 말이 많다. 올해 취업률 84.7%는 졸업생 1000명 이상인 전국 전문대학 중 1위다. 학교 측은 이 취업률은 4년제를 통틀어도 1위라고 덧붙인다. 그것도 3년 연속이다.

 학교 측은 그 비결로 입지조건을 든다. 구미에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 줄을 잇지만 기존 4개의 국가산업단지로는 모자랄 정도다. 그런 구미에 전문대학은 하나뿐이다. 보건계열 졸업생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입학은 전국화, 취업은 토착화’란 구호도 그래서 나왔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취업률 84.7%가 설명되지는 않는다. 산업단지는 전국 다른 도시에도 있기 때문이다. 구미대학 취업의 큰 원칙은 ‘미스매치(Mismatch, 구인·구직 불일치) 해소’에서 길을 찾는다. 대학 측은 산업도시 구미에는 초임 연봉 2400만원이 넘는데도 구인난을 겪는 제조업체가 많다고 분석한다. 기업체가 제시하는 조건과 학생의 희망사항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그 불일치를 줄이는 데 뛰어든다. 교수 1명이 평균 20명의 학생을 전담하면서 취업이 결정될 때까지 책임을 진다.

 구미대 교수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 기업을 방문한다. 여기서 얻은 취업 정보를 학교 전체가 공유하면서 적임 학생을 찾는다. 가령 당장은 힘들어도 전망이 좋은 직장을 원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런 곳을 찾아 연결시켜 준다. 구미대 이창희(61) 취업지원처장은 “불일치를 해소하니 취업률도 올라가고 지역 기업의 숨통도 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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