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측 “김찬경 로비대상은 김덕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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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저축은행과 기업으로부터 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이 전 의원 측은 김덕룡(71) 전 새누리당 의원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전 의원 측 변호인은 “김덕룡 전 의원 소개로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만난 것은 인정한다”면서 “김 회장의 로비 대상은 김 전 의원이므로 그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김 회장과 이 전 의원이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11차례 통화했다. 사실에 근거해 주장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검사야말로 변호인의 말을 이해하라”며 “통화한 것을 부인하는 게 아니라 (이 전 의원과 김 회장이) 몇 차례 안 만났고, 만나더라도 김 전 의원과 만났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007년 12월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 객실에서 김 회장을 만나 3억원을 받았다고 보고 김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최모씨를 신문했다. 최씨는 “쇼핑백 두 개를 차에 실은 후 김 회장을 호텔에 데려다줬다”며 “무겁고 딱딱해 돈이 들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호텔에서 나올 때 쇼핑백을 들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전 의원 측은 돈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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