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 책편지] '닥터 노먼 베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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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난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굉장한 난치병을 앓았습니다. 첫 번째는 악성결핵이었고... 두 번째 고질병은 그래요, 그것은 먼저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았어요. 그것은 '성질'이라는 고질병인데, 전염병들과는 그 종류가 아주 다른 것이었습니다.

'닥터 노먼 베쑨'(테드 알렌, 시드니 고든 지음, 실천문학사)

파시즘에 대항해 생명을 바쳐 헌신한 캐나다인 의사 베쑨의 생애와 업적은 경이롭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인물이 어디 한둘입니까. 제가 베쑨을 각별히 사랑하는 까닭은 그가 죽을 때까지 고약한 성질 때문에 고통받았던 의인이기 때문입니다. 성질 나쁜 의인, 그래요, 둥글고 원만하게 사람 좋은 척하는 태도만 지나치게 강요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있습니다. 사람 평가에서 '인간성' 운운의 편리한 잣대 좀 밀쳐 버릴 수 없나요.

김갑수(시인.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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