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생 소년과 '동짜몽' 로봇의 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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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같기도 하고 너구리 같기도 한, 그러나 너구리와 닮았다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동글 짜리 몽땅' (동짜몽) 한 파란색 로봇 도라에몽.

1973년 일본 아사히 TV에서 방영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장수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이 9일부터 매주 월~수요일 오후 5시20분 MBC에서 방영된다. 넉달에 걸쳐 총 52편이 소개된다.

국내에는『동짜몽』이라는 출판만화로 먼저 알려졌던 '도라에몽' 은 일본에서 80년부터 모두 22편의 극장용 장편이 제작됐으며, 관객 6천만명을 동원했다. 원작자는 96년 사망한 후지코 F 후지오.

해마다 봄방학이 시작될 때 개봉하기 때문에 일본 초등학생들에겐 '도라에몽' 을 관람하는 것이 봄방학을 맞는 '특별 행사' 로 굳어졌을 정도다.

극장용 장편 중 일본의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랭킹 20위 안에 든 것만 다섯 편에 이른다.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누림은 물론이다.

'도라에몽' 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따돌림 당하는 열등생 소년과 로봇 도라에몽이 나누는 따뜻한 우정에 있다. 여기에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에서 나오는 비밀 도구로 벌이는 모험의 세계가 SF적인 매력을 가미한다.

감탄스러울 정도로 무궁무진한 비밀 도구는 이 작품이 '최장수' 의 지위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비밀도구 한개로 에피소드 한편을 만들기 때문이다.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는 소년 진구(일본명은 노비타) . 하지만 마음은 비단결같이 곱고 순하다. 도라에몽은 진구의 손자인 장구가 자신의 선조를 돕기 위해 모습을 바꿔 타임머신을 타고 22세기에서 여행온 로봇이다. 배에 있는 주머니에서 꺼내는 미래형 비밀 도구가 진구를 위기에서 구해준다.

도라에몽을 상징하는 숫자는 '1293' . 생년월일도 2112년 9월 3일, 키도 129.3㎝, 몸무게도 129.3㎏, 허리둘레도 129.3인치다.

--129.3㎝는 이 애니메이션이 시작된 70년대 일본 초등학교 5학년생의 평균 키라고 한다. 다리는 항상 지면에서 3㎜ 가량 떠 있다. 국내에도 곧 캐릭터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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