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 '아틀란티스' 국내선 뜰까?

중앙일보

입력

가라앉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헤엄칠 것인가(Sink-or-swim time for 'Atlantis' ) . 지난달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대로 디즈니사는 요즘 중요한 갈림길에 선 것 같다.

'알라딘' '라이언 킹' 등으로 명성을 떨친 '디즈니 왕국' 이 여름 극장가를 겨냥해 내놓은 '아틀란티스-잃어버린 제국' (사진) 이 기대 밖으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비 9천만달러를 들인 이 대작은 개봉 첫 주말 2천만달러를 조금 넘는 수익을 올렸다. 앞서 개봉한 라이벌 드림웍스의 '슈렉' 이 첫 주말에 4천2백만달러를 벌어들인 데 이어 올해 최초로 북미 박스오피스 2억달러를 돌파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게다가 제작비는 '슈렉' 이 '아틀란티스…' 의 3분의2 수준이니 디즈니로선 더욱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틀란티스…' 가 디즈니 작품 중 평년작에 속하는 '뮬란' (흥행 수입 1억2천만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즈니가 고전하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다. 우선 관객들이 이제는 3D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는 '슈렉' 의 흥행과 디즈니가 3D 제작사인 픽사와 손잡은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의 성공에서도 알 수 있다.

작품의 30%가 넘는 부분에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틀란티스…' 의 형식은 셀 애니메이션이다.

또 '라이언 킹' 등 과거의 히트작과 달리 뮤지컬적인 요소를 배제하는 등 성인 관객을 겨냥하는 '어른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시도 역시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 형식도 낡은 데다 흥겨움마저 없으니 그만큼 재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틀란티스… ' 는 1914년 지도제작자이자 언어학자인 마일로 새치가 탐험대와 함께 전설의 아틀란티스 제국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탐험 자체가 주는 즐거움" 을 중요시하는 마일로와 달리 탐험대원들은 오로지 제국의 유물을 차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제국의 힘의 원천인 수정을 둘러싸고 탐험대장인 루크가 주동해 반란을 일으킨다. 결국 제국 사람들을 지키려는 마일로의 선한 의지가 승리하고, 그는 공주 키다와 잃어버린 제국에 남는다.

국내 발매 OST에는 H.O.T.의 전 멤버 강타가 작사.작곡한 '꿈' 이 실렸다. '인디애나 존스' 같은 액션 모험물을 염두에 둔 제작진의 의도가 과연 한국의 여름에도 들어맞을지 지켜볼 일이다. 14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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