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특집] 명승부 명장면 [2] 1946-195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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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재개된 1946년의 올스타전은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레드삭스)를 위한 무대였다.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윌리엄스는 홈런 2개 포함, 4타수 4안타 5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아메리칸리그의 12-0 완승을 이끌었다.

특히 윌리엄스는 8회말 '이퓨스(eephus)'라 불리는 립 서웰(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마구를 펜스 바깥으로 날려버렸다.

이퓨스는 7m까지 솟아올랐다가 스트라이크존의 위를 살짝 통과하는 서웰의 기상천외한 발명품. 그러나 윌리엄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밥 펠러(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할 뉴하우저(디트로이트 타이거스) · 잭 크래머(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는 나란히 3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 내셔널리그의 예봉을 막아냈다. 이후 아메리칸리그는 1949년까지 4연승을 거뒀다.

1949년의 올스타전은 난타전이었다. 경기는 조와 돔 디마지오 형제가 9타수 4안타 4타점으로 활약한 아메리칸리그의 11-7 승리. 한편 재키 로빈슨 · 돈 뉴컴 · 로이 캄파넬라(브루클린 다저스) · 래리 도비(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최초로 올스타전에 참가한 흑인선수로 등록됐다.

다시 코미스키파크에서 거행된 1950년의 올스타전에서는 최초의 연장전 승부가 치뤄졌다. 랠프 카이너(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2-3으로 뒤져있던 9회초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고, 레드 쇼엔디스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14회초에 결승 솔로홈런을 때려 내셔널리그의 4연패를 끊었다.

테드 윌리엄스는 카이너의 타구를 잡다 펜스에 부딪혀 왼쪽 팔꿈치를 다쳤지만, 투혼을 불사르며 경기를 끝까지 치뤄냈다. 이틀 후 윌리엄스는 수술을 받았고, 이 부상은 은퇴하던 날까지 그를 괴롭혔다.

기세가 오른 내셔널리그는 1953년까지 4연승을 거두며 4연패의 수모를 되갚았다. 1951년에는 역사상 최다인 6개의 홈런이 쏟아져나왔으며, 이듬해에는 급작스런 비로 5회만에 콜드게임이 선언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954년의 올스타전은 도합 41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이었다. 2개를 날린 알 로센(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비롯 6개의 홈런이 기록됐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텍사스리그 안타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넬리 팍스는 9-9 동점이던 8회 2사 2, 3루에서 2루수 · 유격수 ·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역사상 몇손가락 안에 드는 명승부였던 1955년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최다출장에 빛나는 스탠 뮤지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뮤지얼은 5-5 동점이었던 12회말에 선두타자로 나와 프랭크 셜리번(보스턴 레드삭스)의 초구를 끝내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아메리칸리그는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의 3점홈런 등으로 7회초까지 5-0으로 앞서갔지만, 일순간에 수비가 무너지며 승리의 기회를 놓쳤다.

1957년의 주인공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외야수 미니 미노소. 미노소는 타석에서도 1타점짜리 안타를 날렸지만, 그를 영웅으로 만든 것은 방망이가 아닌 글러브였다. 내셔널리그의 맹추격전이 벌어진 9회말 1사 1, 2루. 중견수를 맞고 있던 미노소는 어니 뱅크스(시카고 컵스)의 안타 타구를 잡아 3루로 내달리던 거스 벨을 저격했다. 미노소는 후속 길 허지스(브루클린 다저스)의 2루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959년부터 3년동안 올스타전은 매년 2경기씩 치뤄졌다. 첫번째 2연전에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는 1승1패를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각자의 홈경기를 패했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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