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한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

미주중앙

입력

올해 들어 가주 한인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사례가 공개됐다.

라팔마에서 '박수현 내과'를 운영하는 박수현 전문의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건장한 46세 남성(LA카운티 레이크우드 거주)이 고열과 심한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박 전문의는 "육안으로 보기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혈청검사와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한 뒤, 시료를 연구소에 보내고 환자에게 일주일치 항생제를 처방했다"며 "환자가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는 동안 혈청검사를 통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 사실이 확인됐고 환자는 지난달 30일쯤 라팔마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고 설명했다.

라팔마 종합병원 측은 이 환자의 감염 사례를 카운티 보건국에 통보했으며 환자는 입원 후 일주일만에 추가 증상없이 완치돼 퇴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 경로는 자택 정원에서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문의는 "환자는 당초 백혈구 수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발진이 심했다. 만약 바이러스가 뇌세포에까지 침투하면 체질성 내막염으로 번져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었지만 다행히 이 환자는 뇌를 감싸고 있는 막에만 감염되는 뇌막염에 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온이 내려가면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집에 웅덩이나 물이 고인 곳이 있으면 이를 없애고 모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 증세가 나타날 때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주 보건부에 따르면 9일 현재까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인체 감염 사례는 주 전역에서 총 258건이 보고됐다. LA카운티에선 62건, 오렌지카운티에선 20건이 각각 확인됐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조류를 흡혈하며 감염된 모기가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빠는 과정에서 감염된다. 사람 사이엔 전파가 되지 않는다.

잠복기는 3~14일이며 감염 환자의 80%가량이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20%는 열이 나며 극히 일부는 중추신경계 감염(뇌염) 증상을 보인다.

보건 당국은 발열, 무력감, 구토, 두통, 설사, 발진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김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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