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팔아 자금 조달 ‘지적재산권 펀드’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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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산업은행이 국내 은행 최초로 테크노뱅킹을 도입했다.

 9일 산업은행은 “유망 기술을 발굴해 수요자에게 중개해 비즈니스로 연결하도록 도와주는 사업화 컨설팅 등을 담은 ‘테크노뱅킹’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테크노뱅킹은 크게 지적재산권 펀드와 기술사업화 컨설팅, 기술거래자문 세 가지로 나눠진다. 이 가운데 핵심은 지적재산권 펀드다.

지적재산권 펀드는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를 수요자에게 팔아 그 기술료를 지급하는 ‘세일 앤드 라이선스백’ 구조다.

특허가 있는 기업은 지적재산권을 유동화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고, 기술이 필요한 기업은 적절한 값을 치르고 관련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4일 국내 최초의 지적재산권 펀드인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이 만든 ‘아이디어브릿지오퍼튜니티 사모특별투자신탁 1호’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총 250억원 규모로 산업은행 외에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가 참여했다.

 안양수 산업은행 투자금융본부장은 “기업이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펀딩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회사가 부실하면 기술도 사라질 수 있는데 이 방식을 도입하면 특허를 관리하는 동시에 자금 운용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본부장은 “기존에도 기술을 상품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제대로 활성화하지 못했다”며 “산업은행이 새로운 금융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테크노뱅킹을 담당하는 기술금융부를 신설한 데 이어 지적재산권 금융뿐 아니라 기술 거래나 기술 사업화 컨설팅 업무도 할 계획이다. 기업뿐 아니라 대학과 연구소 등이 갖고 있는 유망 기술을 발굴해 이를 기업에 중개하고 기술을 사업화하려는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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