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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음악이 더 좋다!

중앙일보

입력

요즘 극장가에 코믹 액션물 '신라의 달밤'이 화제다.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성가를 날렸던 김상진 감독, 이성재 콤비에 차승원, 김혜수와 눈 부신 조연배우들이 가세해서 요절복통 기상천외한 웃음을 끊임 없이 선사한다.

여름 성수기를 노리는 할리우드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 부진의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린 '신라의 달밤'은 9일 동안 전국 100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다시 한 번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울 기세다.

수록곡 듣기 (Liquid Audio)

일기(캔디맨)

카리스마(빌리)

Shout out(CB매스)

Spring(플라워)

정말싫어!(디바)

지독한 노래(크라잉넛)

자, 벌써 영화를 관람한 100만의 관객 여러분, 극장을 나서며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와 참신한 화면만 기억에 남는다면 정말 중요한 것 하나를 빠트렸다. 바로 영화의 무게를 확실하게 더하는 배경음악이다.

'신라의 달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뭔가? 절묘한 바이브레이션으로 가요계를 풍미한 현인 선생의 시대를 초월한 연가 아닌가. 이 영화 역시 제목이 무색하지 않도록 OST에 많은 공을 들였다.

'주유소 습격사건'에 이어 손무현이 음악을 맡은 '신라의 달밤' OST에는 일단 플라워, 디바, 크라잉넛, CB매스, 불독맨션, 캔디맨, 레이지본, 빅브라더스패밀리, 레드플러스, 고릴라비스킷과 한국 포크의 거대한 산맥 한대수까지…언더와 오버, 장르를 초월한 13팀의 가수가 참여하고 있다.

풍성한 만큼 들을 거리도 많다. 두 장의 CD에 담긴 18곡의 노래는 '신라의 달밤' 변주곡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새로 만든 노래다. 영화의 감동을 되짚는 OST의 가장 중요한 기능 외에 순수하게 음악을 듣는 재미도 무시 못한다는 얘기다. 아직도 짜집기 모음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부분의 국산 OST에 비하면 확실한 진보다.

먼저 눈길을 끄는 트랙은 세 곡의 '신라의 달밤' 변주곡. 스윙, 발라드 버전보단 신예 빅브라더스패밀리가 편곡한 트립합 버전이 인상적이다. 육중한 리듬과 간드러진 스트링 사운드의 조화가 절묘하다. 이들은 'Yo!어데고?'와 '밤에 황제'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다.

혼성 2인조 캔디맨도 '신라의 달밤'으로 비상을 기대하는 신인. 달콤한 모던록 '일기'와 '예감'을 불렀다. 고릴라비스킷의 '와일드 & 스위트', 레드플러스의 '봄따라 가버린 사랑' 등도 듣기 좋다.

크라잉넛이 부른 '지독한 노래'는 자신들의 새 앨범 '하수연가'에도 수록한 곡. 몰아치는 펑크에 엽기 가사가 쏟아진다. 디바는 발랄한 댄스넘버 '정말 싫어!', 록밴드 플라워는 발라드 '스프링', CB매스는 경쾌한 힙합으로 각각 개성을 살렸다.

9월 첫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실력파 4인조 불독맨션의 '히어로'도 주목할 노래. 예의 흥겨운 펑키 그루브에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앞으로의 행보를 짐작케 한다. 한대수의 '멍든마음 손에 들고'는 지난해 발표한 '이터널 소로우'에 삽입됐던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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