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범죄 피해 청소년 3명 중 1명 홀로 속앓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성희롱이나 강간 등 성적인 피해를 본 아동·청소년 3명 중 1명은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골에 살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성범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경험했다.

 4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낸 ‘2011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조사 통계’에 따르면 성적인 피해를 본 학생 308명 가운데 92명(29.9%)은 아무에게도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친구와 상의한 경우가 37.7%로 가장 많았다. 교사·보호자·전문상담가에게 알린 학생은 4명 중 1명(24.7%)에 불과했다. 특히 피해 학생의 62%는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한 경우도 10%에 그쳤다. 대부분 학생이 혼자 속앓이를 한 것이다. 이번 설문에는 초등 4학년부터 고 3까지 9297명이 참여했다.

 조사에 따르면 읍·면 단위의 시골 지역에서 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범죄 경험률이 4.8%로 중소도시(2.9%)와 대도시(3.4%) 거주 학생들보다 높았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하위층 학생의 피해 경험률이 7.8%로 중위층(3%), 상위층(3.5%)의 두 배가 넘었다. 치안이 취약한 지역에 살거나 가정으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이유진 선임연구위원은 “아동·청소년은 성인보다 수치심을 더 크게 느끼고 비난받을까 두려움도 크기 때문에 피해 후 대처 방안을 더 세심하게 교육해야 한다”며 “취약계층 아동일수록 친인척에 의한 성적 학대도 많아 사회적 보호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