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한국 미술 생생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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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에서 19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중반에 이르는 기간은 '과도적 혼란의 시대' 로 불리기도 한다.

그 앞 시기를 이끌었던 앵포르멜(격정적인 비정형 추상) 과 그 다음 시기 모노크롬(회화에서 재현의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 단색화) 처럼 특정한 사조가 화단을 지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의 새로운 표현양식을 찾는 작가들의 모색과 실험이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뤄졌다.

67년 서울 소공동 중앙공보관에선 한국 최초의 해프닝인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 이 벌어졌고 68년 서울 서린동 음악감상실에선 정강자씨가 상의를 벗고 몸에 풍선을 붙이는 '투명풍선과 누드'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불렀다.

그 이듬해엔 김구림씨가 한강변 제방의 잔디를 구획지어 태운 흔적을 '현상에서 흔적으로' 란 작품으로 발표해 한국 최초의 대지예술로 기록되기도 했다. .

60년대 중반~70년대 중반에 이르는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정리하는 '한국현대미술의 전개 - 전환과 역동의 시대' 전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1, 7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8월 1일까지) .

'오리진' '무' '신전' 'AG' '제4집단' 'ST' '혁' '에포크' '회화 68' 등의 그룹운동 참여자들을 포함, 박서보.하종현.서승원.최태신.김동규.신학철씨 등 50여명의 작품 1백70여점을 전시 중이다.

작가와의 대화는 30일(최붕현) , 7월 7일(정강자) , 21일(김구림) , 28일(이건용) 오후 3시부터 7전시실에서 열린다. 7월 14일 오후 2시엔 성능경.김복영씨가 참여하는 이벤트와 강연회도 준비돼 있다. 02-2188-6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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