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1000K '아쉬운 패배'

중앙일보

입력

박찬호(28 · LA 다저스)가 통산 1천탈삼진을 달성했다.

26일(한국시간) 퍼시픽벨파크에서 있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박찬호는 5회말 캘빈 머레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풀타임 6시즌만에 1천탈삼진 고지를 정복했다. 동양인으로서는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에 이은 두번째.

피칭 내용은 상당히 좋았다. 1천탈삼진과 함께 배리 본즈와의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고, 연속경기 퀄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13경기로 이어나가며 이 부분 역대 4위에 올랐다.

그러나 박선수는 승리는 커녕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썼다. 7이닝 3실점(4안타 · 1볼넷) · 삼진 10개로 역투했으나, 다저스의 방망이는 침묵을 지켰다. 시즌 5패(8승)째를 당했고, 방어율은 2.86으로 약간 올라갔다. 다저스의 2-5 패배.

경기전 최대관심사는 본즈와의 대결이었지만, 정작 승부는 제프 켄트에 의해 갈렸다.

상대전적 33타수 4안타 타율 .121로 그동안 쩔쩔맸던 켄트는 이날 결승홈런 포함, 3타수 3안타로 복병 역할을 했다. 평소 켄트와의 대결에서 변화구를 즐겨 썼던 박찬호-크루터 배터리는 역으로 직구 위주의 볼배합을 가져가다 쓴맛을 봤다.

켄트는 최근 5경기에서 4할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으며, 스카우팅 리포트에 '직구는 절대금물'이란 문구가 적혀있기에 더욱 아쉬운 승부였다. 켄트는 3-2로 앞서 있던 8회말에는 승부에 쐐기를 밖는 2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박선수는 올들어 처음으로 1회 실점했다. 1회말 1 · 2번타자를 연속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본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제프 켄트에게 중전안타, 아만도 리오스에게 2루타를 맞아 2실점했다. 펜스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우익수 션 그린의 수비도 아쉬웠다. 그린은 공을 떨어뜨리며 1점으로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1회말에만 무려 26개의 공을 던졌던 박선수는 2회들어 제 컨디션이 살아나면서 상대타자들을 압도했지만, 4회말에 맞은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다저스는 1회초 공격에서 그린의 적시타로 점수를 뽑은 다음, 4회초 폴 로두카가 솔로홈런을 날리며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다저스의 공격을 거기까지였다.

박선수는 최근 무서운 홈런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본즈를 상대로 첫 대결에서는 볼넷을 허용했으나, 두번째와 세번째는 우익수 플라이와 2루수 땅볼로 잘 막아냈다.

9승 문턱에서 두 번 미끌어진 박찬호는 7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다시 한번 9승에 도전한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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