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고졸 취업문화 정착시켜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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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우리 사회에서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으로 인한 과잉 학력 및 비용의 문제가 경제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지적된 지는 오래됐다. 이제는 정부를 비롯한 국민 모두가 고졸 취업문화의 정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지속적인 고졸 취업 정책으로 ‘신 고졸 성공시대’라는 고졸자 성공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작정 대학 진학을 선호했던 풍조에서 이젠 고등학교 교육만으로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2012년 9월 1일 현재 마이스터고 졸업 예정자의 98%가 협력업체 혹은 기업 등과 채용 약정을 맺었다. 고졸 취업자 비중 확대의 가시적 결과가 나타났다. 대학 졸업자 중에서도 전문대나 폴리텍, 각종 직업훈련기관 등에서 다시 직업교육을 받는 유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산업 수요 맞춤형 인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서 학생들의 취업률이 상승하는 반면 이전과 달리 대학 진학 희망 학생들의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학력보다 능력 위주의 선발을 중요시하는 사회 추세에서 그에 합당한 능력과 대우를 받을 만한 고졸자에게 채용 규모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고졸 취업 분위기의 확산을 위해서는 우선 교육과학기술부와 고용노동부 등 범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협력할 중소기업을 확대 지원하며 일자리 매칭을 제도화해 기업들이 현실적인 기반을 다질 수 있게 해야 한다.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일관성 있는 인사관리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국가는 고용정책기본법 등에 ‘열린 고용 사회’ 구현 의무를 명시화할 필요가 있다. 진학 시스템 활성화를 통해 고졸 근로자들의 사후 학업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선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