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고상권 신세계백화점, 새 주인에 '멘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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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인수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이마트가 들어서 있다. 신세계는 연간 임차료 150억원을 롯데쇼핑에 내년부터 지불하게 됐다. [인천=연합뉴스]

롯데쇼핑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과 이마트가 들어선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인수한다.

 인천시는 27일 롯데쇼핑과 인천 남구종합터미널 일대 부지와 건물 매각·개발을 위한 투자약정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8751억원이다. 매물은 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일대 땅 7만7815㎡(약 2만3000평)와 연면적 16만1750㎡(약 4만8900평, 백화점과 터미널 포함) 건물이다. 인천시와 롯데쇼핑은 올해 안에 본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 31일까지 잔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롯데는 해당 부지를 버스터미널과 백화점·마트·디지털파크·영화관이 결합된 복합 쇼핑시설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매각된 부지 안에서는 1997년부터 신세계가 백화점과 이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1800억원을 들여 약 1만6500㎡ (약 5000평) 규모 건물과 주차타워를 증축했다. 97년부터 운영하던 부분은 2017년까지, 증축 건물과 주차타워는 2031년까지 장기 임대계약이 체결돼 있다. 신세계가 장사하는 건물의 땅 주인이 인천시에서 유통업계의 라이벌 롯데로 바뀐 것이다.

 신세계는 내년부터 연간 150억원가량의 임대료를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쇼핑에 지불하게 됐다. 또 계약기간이 끝나 롯데가 직접 백화점을 운영하겠다고 하면 점포를 비워줘야 한다. 롯데 측은 “신세계백화점 임대계약이 끝나는 시점에는 이곳에 롯데백화점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세계 인천점은 지난해 7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신세계백화점 중 강남점, 본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이어 4위를 할 정도로 알짜배기다. 직선 거리로 300m 떨어진 곳에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있지만 매출은 신세계 인천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허종식 대변인은 “시 재정이 어려워 부지 매각을 하게 된 것”이라며 “매각 원칙은 ▶8682억원인 감정가 이상의 매각 대금 ▶터미널의 공공성을 유지할 것 ▶복합 단지로 종합적으로 개발할 것 등이었다”고 말했다. 허 대변인은 “롯데가 이런 조건을 충족시켜 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매수 기업 선정을 위해 지난 8월 국내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영사, 유통사 등 159개 업체에 매수 참여 희망 의향을 타진했다. 이 중 5개 업체가 개발계획을 시에 제출했고, 협상 결과 롯데쇼핑이 매수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인천시 측은 “5개 업체 안에는 신세계도 들어 있었는데 최종 가격 제시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반발하고 있다. “허허벌판인 곳에 15년간 투자하고 상권을 키워왔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롯데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투자 약정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미 경기도 파주 아웃렛 개발을 놓고도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다.

◆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 규모 : 지상 6층, 지하 1층 영업면적 6만6115㎡

▶ 2011년 매출 : 7600억원(신세계 내 4위)

[자료 = 신세계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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