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맞은 LH 상반기 순익 1조1435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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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출범 첫해인 2009년 무려 118조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정상적인 경영조차 어려웠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출범 3년 만에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사업 재조정,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 결과다. 다음 달 1일이면 출범한 지 만 3년이 된다.

 LH는 25일 “올 상반기 매출 9조2600억원, 영업이익 1조5976억원의 경영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무려 240% 늘어났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토지·주택 판매를 통해 8조7000억원을 벌어들인 덕분이다.

 이 덕에 출범 초기 525%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468%로 57%포인트 줄었다. 매달 꼬박꼬박 이자를 내야 하는 빚(금융부채)이 여전히 100조원대에 이르지만 증가 속도는 현저히 줄었다. 출범 초기 외부 회계기관들은 2012년이면 1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LH의 금융부채는 101조원에 머물고 있다. LH 현도관 홍보실장은 “이 추세라면 2014년 이후 금융부채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경영 성과는 지난 3년간 부채의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강구하고 사업조정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LH는 출범과 동시에 총 414개, 425조원에 달하는 사업에 대해 지역 주민 등 이해 당사자와 대화를 통해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했다. 이를 통해 110조원의 사업비를 절감했다. 임금 10% 반납, 인력 1000여 명 감축 등 임직원의 노력도 더해졌다. 백상경제원구원 구동본 연구위원은 “무리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미분양 토지·주택 판매 역량을 확대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 구조가 안정됨에 따라 LH는 주거복지 등 공적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LH 이지송 사장은 “우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연말까지 5조6000억원의 공공공사를 새로 발주하고 내년 지급 예정 공사비 일부를 올해 안에 선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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