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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안보 파트너 ...공감하는 게 중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안보 정책은 그동안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관심사가 아니었다. 전문적이고 딱딱한 데다 공개가 어려운 정보가 많아 전체적인 모습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보는 늘 국민과 일정한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안보 개념은 확장되고 있다. 국가의 안전 보장이란 전통적 안보에 머물지 않는다. 환경 재앙이나 대규모 재난·질병으로부터의 개인 안보란 측면으로 안보 개념이 확산됐다. 연일 뉴스에서 다뤄지는 외교 안보 이슈를 접하면서 젊은 층은 추상적인 안보 정책 영역이 어떻게 일상생활로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지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안보 및 국방 정책에도 시민들이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한다. 이런 추세는 안보 분야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 욕구로 이어진다.

국방 부문에선 이런 사회 변화에 부응하고자 다각적인 소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군이 경계하는 우리의 안보 위협과 우리 군의 능력·과제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해 주길 기대한다. 국민 안보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이유가 그런 뜻에서 출발한다. 군은 전통적인 안보 강연 대신 안보와 문화를 접목시킨 나라사랑 콘서트나 국방 과학기술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것이다. 또 자기 주도적이고 체험적인 학습에 익숙한 세대들에 걸맞은 병영 체험활동을 개발하고 시행해 보다 효과적인 소통을 꾀하고 있다. 읍·면 이하 지역, 도서 지역 어린이를 위한 방과 후 및 주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도 모든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국민과 안보에 대한 이념 및 문화를 공유하는 이른바 ‘전략 문화의 형성’은 각종 국가안보 위기 시 군의 임무 수행을 원활하게 하고 장기적으론 안보를 튼튼히 하는 초석이 된다.

물론 아직은 미흡하다. 국방 부문에서 국민에게 제공하는 이런 프로그램은 심층적이라기보다 여전히 홍보적인 측면이 강하다. 국방 운영의 개방성 강화를 통해 평소 사회와 다층적이고 전면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게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다. 국민을 안보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좀 더 친근한 방식으로 다가가 진정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안보 거버넌스 체제를 기획하고 형성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독고순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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