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분양시장도 '열기'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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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분양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저금리 추세가 자리잡으면서 수도권에서 비롯된 청약열기가 지방 대도시까지 번지고 있다.

정부의 5.23 세금감면 조치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 등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간 공급이 달렸던 대구.부산.울산.구미 등 영남지역 아파트분양시장은 수도권 못지 않게 살아나고 있다. 견본주택이 문을 열 때마다 수만명이 다녀가는 등 북새통을 이룬다.

물론 서울처럼 청약 1순위에 마감하는 곳은 적지만 초기 계약률이 60%를 넘어 분양회사 직원들조차 놀라고 있다.

특히 20~30평형대는 수도권처럼 계약률이 70~90%에 이를 정도로 실수요 층이 탄탄하다. <자세한 내용은 참조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이뤄졌던 호남 등 다른 지역은 아직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올들어 미분양 아파트가 잘 팔리고 있어 희망이 보인다.

건설교통부 추병직 차관보는 "지방은 주택건설 부문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분양경기가 살아나면 지방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 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열기가 지방의 전체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게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대우건설 서종욱 이사는 "주택업체들의 도산으로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경기가 나아지고 있다" 며 "지방 전체로 번지려면 경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좋아져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 지방 분양시장 열기 후끈=대구 달서구 용산지구에서 분양 중인 '롯데캐슬그랜드' 는 견본주택을 연지 일주일 새 10만여명이 다녀갔다. 34평형 6백13가구는 이틀 만에 분양이 끝났다.

분양 물량이 1천6백19가구나 되는데도 3순위까지 청약경쟁률이 3대 1이 넘었다. 롯데건설이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한 낙천대 아파트도 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건설 임승남 사장은 "대구지역 주택업체들의 부도로 공급이 없었던 터에 새 아파트를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 며 "지방에서도 롯데캐슬 브랜드를 뿌리 내리기 위해 공급 물량을 늘릴 계획" 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올들어 부산.대구 등 지방에서만 1천8백90가구의 미분양 아파트를 팔았다. 주택공사도 지난해 말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1만2천2백55가구나 돼 애를 먹었으나 지금은 7천3백가구로 5개월 새 5천여 가구를 판매했다.

대우건설은 오는 21일 경남 창원 성주지구에서 5백20가구를 분양하는데 이미 예약자 3천명을 확보해 순위 안에 청약을 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10월에 공급한 부산 민락지구에서 공급한 아파트는 초기에 많은 물량이 미분양됐으나 지난 3월 이후 한달 평균 1백가구 이상 팔리고 있다.

◇ 어디가 투자가치 있나=지방 분양경기가 나아지고는 있으나 아파트를 분양받아 투자이익을 남기기란 쉽지 않다.

주택보급률이 90%를 넘어 투자수요가 많지 않은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옮겨 가려는 잠재 수요는 많은 편이다.

따라서 지방에서는 주택 수급상황.입지 여건.분양가.브랜드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곳에 짓는 대단지 아파트라면 일단 투자할 만하다. 대구 용산지구 롯데캐슬그랜드, 부산 해운대 롯데낙천대, 창원 성주지구 대우한림월드, 구미 구평지구 대우드림월드, 청주 개신지구 주공아파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성종수 기자 sjssof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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