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150조원 더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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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예상 밖에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했다. 최근 시장에 돈을 무제한 풀기로 한 미국과 유로존에서 밀려오는 저금리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잇따라 양적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여파로 엔고(高)가 한층 가파르게 진행되자 일본은행도 양적 완화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일본은행은 이틀간 금융정책회의를 개최한 결과 19일 국채 매입 한도를 기존 규모보다 10조 엔(약 150조원) 늘려 80조 엔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시중에 자금 공급을 위해 국채 매입 한도를 확대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불과 5개월 만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장기간 제로금리, 양적 완화 정책을 취해 왔지만 다시 공격적인 양적 완화에 나선 것이다.

 이번 양적 완화에서는 채권 매입 기한도 기존보다 6개월 늘어나 내년 말로 연장된다. 또 기준금리(0~0.1%)를 현행대로 유지해 사실상의 제로금리 정책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본도 양적 완화에 나선다는 소식은 세계적인 경기부양 기대감을 확산시켰다.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고 유럽시장도 소폭의 오름세로 출발했다.

 일본에서는 주식·외환·채권시장이 모두 호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08.44(1.2%) 뛴 9232.21을 기록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인 시위대의 매장 습격과 불매 운동으로 전날까지 약세를 보였다.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하락하면서 국채값도 뛰었다.

 급격한 엔고 흐름에도 제동이 걸려 엔-달러 환율은 78엔대에서 79엔대로 상승했다.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다. 일본 기업들은 엔화 환율이 80엔 아래로 떨어지면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화한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일본의 인플레이션 목표(1%) 달성도 중요해 추가 양적 완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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