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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체험학습 한성백제박물관

중앙일보

입력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린 ‘온조역사문화체험교실’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백제 시대 토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성백제의 세발토기를 직접 만들어봅시다.” 19일 한성백제박물관 전시실. ‘온조역사문화체험교실’에 참가한 서울 숭곡초 4학년 학생 25명이 손에 찰흙과 점토 칼을 쥐었다. 백제시대의 대표 토기인 ‘세발토기’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토기의 몸통을 만들고 세개의 발을 붙여 나갔다. 찰흙을 돌돌 마는 학생들의 손에서 진지함이 묻어났다. 50여 분간 백제 시대 토기의 특징을 기억해내며 참가학생들은 근사한 토기를 완성해 나갔다.

이날 학생들은 한성백제박물관의 전시관을 둘러보며 신석기시대부터 백제시대의 토기를 배웠다. 도슨트 체험에 사용하는 이어폰을 한쪽 귀에 끼고 각 시대별 토기의 특징을 살폈다. 학생들은 학예연구원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배운 내용을 체험지 학습지에 꼼꼼히 기록했다. 신석기 시대 전시관에 들어서자 정수희 학예연구원은 “빗살무늬 토기는 그릇 표면에 여러 가지 무늬를 새기거나 그어서 만들었다”며 “농사를 지으면서 곡식을 담을 그릇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세환(10·서울숭곡초 4)군은 “옛날 그릇이 아직까지 보존돼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시대별 그릇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토기 표면에 무늬가 없이 간단한 선무늬와 구멍무늬만 새겨진 청동기 시대의 ‘민무늬 토기’를 볼 때는 “시대별로 특징이 살아있다”며 호기심을 보이는 학생도 여럿 있었다.

찰흙으로 한성백제의 ‘세발토기’를 만들고 있는 어린이.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에서 발견된 한성백제 토기 수십여 점이 나열된 전시장에선 백제시대 토기의 다양한 쓰임새를 배우는 시간이 이어졌다. 다른 그릇을 받쳐주는 용도로 쓰는 ‘사발’, 곡식이나 음식을 저장하는 용도로 썼던 ‘바리’, 떡이나 만두를 찌는 ‘시루’ 등 제사용·일상용 그릇과 무덤에서 발견된 ‘껴묻거리’ 그릇을 관찰했다. 학생들은 한성백제 토기에 무늬가 생긴 연유에 대해서도 배웠다. 황서하(10)양은 “그릇이 더 단단해지도록 하기 위해 토기 바깥 부분을 두드리면서 무늬가 찍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고 체험 소감을 말했다. 성곡초장금희 교사는 “4학년 교과과정에서 ‘서울’에 대해 배우는 만큼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교과서 연계체험을 할 수 있어 학습에 도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닥종이 인형 만들며 복식문화 이해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연령별로 다양한 체험행사를 열고 있다. 격주로 토요일에 열리는 ‘청소년 토요박물관탐험단’은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몽촌토성을 답사하며 선사·고대 역사에 대해 가르친다. 방과 후에 열리는 박물관교실은 ‘2천년 우리동네’라는 주제로 한성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수막새 만들기 체험활동을 해 볼 수 있다. 주말에는 초등학교 자녀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가족체험교실’이 열린다. 한성백제의 복식문화를 익히고 닥종이로 백제인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 있다. 이 외에도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참여 교육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아카데미 등 온 가족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추여명 학예연구원은 “한성백제박물관 가까이에 있는 몽촌토성을 직접 방문해 볼 수 있고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통해 백제의 역사를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아이들이 과거 역사와 현재를 연결 지어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rookie@joongang.co.kr 사진="한성백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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