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비즈 칼럼

고객 충성도 높이는 마일리지 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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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문종훈
SK마케팅&컴퍼니 대표

바야흐로 불황기다. 꽤 오랜 기간 언론을 통해, 혹은 사람들을 통해 불황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불황의 그림자는 사회 곳곳에 드리워져 기업들이 인력을 축소하고 투자 계획이 취소되기도 하며 때로는 특정 사업을 없애기도 한다. 불황기 기업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변화들은 다시 여러 가지 형태로 사회에 전이된다. 실직자가 생기고 가계소득이 줄어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경제·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이루게 된다.

 불황에도 지속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무엇을 해야 할까. 이상적인 방법은 경쟁이 전혀 없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해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블루오션을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 관계 관리)을 통한 기존 고객의 충성도 높이기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신규 고객을 한 명 창출하는 데 들이는 노력보다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강화하는 것이 새로운 고객 창출 기여에 약 5배의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의 만족도가 높으면 그 고객의 재구매는 물론이고 구전효과 등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해 결국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이루기 때문이다.

 기업이 기존 고객 대상 CRM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때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합분석해 명확한 타깃을 선정해야 하고, 그 타깃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별 기업들이 보유한 DB의 규모에는 한계가 있고, 또 한편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로 고객과의 소통 채널이 더욱 복잡해지는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 기업이 CRM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코자 많은 기업이 활용하는 것이 마일리지 카드다. 자기 회사 제품을 많이 산 고객이 또다시 구매를 할 때 혜택을 주는 마일리지 카드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CRM 도구다. 지속적인 서비스나 제품 구매에 따른 추가적인 혜택을 원하는 고객의 기대와 최소의 비용으로 이러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모델로 적절한 보상을 통해 고객의 구매활동을 꾸준히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기존 적립 및 사용 보상 중심의 마일리지 서비스가 타깃 고객군의 특성과 마케팅 목적에 따라 진화와 발전을 하고 있다.

 요즘과 같이 경쟁이 치열하고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가 성숙한 상황에서 CRM을 통한 고객 선호도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돼 버렸다. 고객을 더 잘 알고, 잘 이해하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생존을 넘어 불멸의 기업으로 가는 첩경이다.

문종훈 SK마케팅&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