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 성장률 전망 3.6 → 2.5% 대폭 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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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다. 기존 전망(5월·3.6%)에 비해 1.1%포인트나 내린 이례적인 조치다. 그만큼 최근 경제여건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KDI는 앞으로도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테크든 정부 정책이든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섰다.

 KDI는 17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성장 전망을 크게 낮췄다. 4.3%(2011년 5월), 3.8%(2011년 11월), 3.6%(2012년 5월)로 하향 조정돼 온 성장률 전망이 결국 2%대가 된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이런 전망은 사실상 정부도 성장률 2%대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정부의 올해 성장 전망 목표치는 3.3%다. 민간연구소에선 이미 2%대 성장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보고서에서 KDI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수출이 둔화하고 내수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수출은 2.5%, 민간소비는 1.9%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건설 투자는 0.2%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 투자는 지난해에도 5% 줄었다.

성장률 전망을 확 낮추기는 했지만 이보다 올라갈 일보다는 내려갈 일이 더 많다. KDI는 유로존 재정위기의 장기화,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 미국 재정의 불안정성 등을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년 재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을 KDI는 주문했다. 통화정책은 완화(금리 인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문제는 올해 같은 저성장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도 4.1%에서 3.4%로 0.7%포인트 내렸다. KDI는 보고서에서 “대내외 경제여건의 구조적인 변화로 상당 기간 저성장 기조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의 성장 추세를 기준으로 단기적인 경기 안정에 중점을 둘 경우 부양정책이 반복되면서 재정과 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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