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간 서른둘 황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충북 청원의 한국 교원대 황새복원센터가 기르던 국내 최고령 황새 푸름이가 13일 오전 자연사했다.

1980년 4월 러시아에서 태어난 수컷 황새인 푸름이(사진)는 올해 32살로 사람으로 치면 80살에 해당한다. 7월 말쯤부터는 제대로 걷지 못하고 몸에 난 깃털도 절반이 빠졌을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 푸름이는 부화한 지 3개월 만인 80년 7월 멸종 위기종 복원사업에 나선 독일의 발스로데 포겔파크에 기증됐다. 기증된 지 6년 만인 86년에는 짝을 만나 7년간 10여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97년 포겔파크의 기증으로 교원대 황새복원센터에 자신의 새끼 4마리와 둥지를 튼 푸름이는 한국 생활에도 잘 적응하며 15년을 살았다. 우리나라 마지막 토종 황새는 71년 충북 음성에서 발견된 과부 황새로 밀렵꿈의 총에 수컷을 잃은 뒤 83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진 뒤 94년까지 살았다. 황새복원센터는 멸종된 황새 복원을 위해 91년부터 러시아에서 황새를 들여와 증식, 푸름이를 비롯해 127마리를 사육 중이다. 센터는 내년에 3~6년생 황새 12마리를 충남 예산에 풀어줄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