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에타’로 2012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1996년 데뷔작인 영화 ‘악어’ 촬영 당시 제작자에게 구타를 당한 일을 고백했다.
지난 11일 밤 방송된 SBS ‘강심장’에서 김 감독은 “‘악어’로 감독 데뷔를 했는데 당시 현장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었다. 대신 공장에서 일 한 경험을 통해 영화에 나오는 한강 다리도 직접 설계했다”고 밝혔다.
김기덕은 “영화사에서 ‘악어’ 시나리오를 사겠다는 말에 감독을 시켜주지 않으면 시나리오를 못 준다고 고집을 부려 감독을 하게 됐다”며 “촬영 당시 현장 경험이 전무했던 터라 뭘 찍어야 하는지도 몰랐고 초반 3일간 찍은 필름을 모두 버렸었다”고 초보 감독 시절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어 김 감독은 “아침 일찍 미술 소품을 사러 갔다가 현장에 2시간 늦게 도착했고 가보니 촬영장이 난리가 났었다. 내가 늦어 제작자가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 가자마자 제작자한테 걷어차였다. 30~40명 스태프 앞에서 비참한 일을 겪었다”며 그때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또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김밥을 먹고 있었는데 ‘이 영화는 끝났어’라며 스태프들이 짐을 싸고 있었다”며 “자존심을 잠시 버리고 시작한 거 끝을 보자는 생각에 영화 촬영을 재개했고 결국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지금 생각해 보면 큰 자양분이 된 값진 경험이었다”고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악어’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