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일본은 위험한 도박 중단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일본이 독도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를 향한 위험천만한 도박에 나섰다. 일본은 총리실 주도로 어제부터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말도 안 되는 광고를 70개 신문에 순차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을 자극하는 명백한 도발이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지난 9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며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다짐한 바 있다. 그래 놓고 물밑에선 한국의 뒤통수를 때릴 광고를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래서야 노다 총리의 외교 발언을 더 이상 믿기 어렵다.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후폭풍으로 중·일 갈등도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11일 전격적으로 댜오위다오를 영해기점으로 삼는다는 발표와 함께 순시선 두 척을 부근 수역에 파견했다. 중국은 댜오위다오를 자국 영토로 선언하면서도 96년 영해기선 발표 때에는 이를 제외한 바 있다. 그런 중국이 일본의 일방적인 국유화에 맞서 무력시위에 들어간 셈이다. 이제 2년 전 중국 어선과 일본 경비선의 충돌, 그리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이어졌던 제2의 ‘센카쿠 악몽’이 재연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일본의 도발은 동북아의 민감한 영토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11월 총선을 앞두고 과거사·영토문제를 자극해 강경 우익의 표를 노린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동북아의 판도가 예전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숱한 과거사 문제도 해결하지 않은 채 경제력을 앞세운 일방적 외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한국이 예전처럼 앉아서 당할 약소국도 아니고, 거대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곧바로 힘의 보복에 나서지 않는가. 일본이 국내 정치와 과거사·영토문제를 뒤섞어선 전혀 득 될 게 없다. 주변국들이 싸늘하게 등을 돌리면서 고립을 자초할 뿐이다. 일본의 우익 민족주의가 득세할 때마다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가 어김없이 위협받았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일본은 이성을 되찾아 당장 위험한 도박에서 손 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