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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남양 "일동후디스 제품서 검사 때마다 세슘 나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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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제품에서는 항상 미량의 세슘이 검출되더군요. 분유 제조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남양유업 이기웅 연구개발본부장)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제품에 세슘이 미량 검출됐다는 환경운동연합의 발표(8월 2일)가 있기 전, 남양유업 식품연구 관계자들은 이 사실을 이미 감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양유업 이기웅 연구개발본부장은 6일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일동후디스 제품에서 세슘이 검출돼 떠들썩했는데 남양유업에서는 진작부터 예견한 일이었다. 그다지 새삼스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방사능 농도 측정기를 식품연구소에 한 대 사들였다. “우리 제품은 우리가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장만한 것이라고 했다. 방사능에 민감해진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했다. 이 기계로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은 물론 일동후디스와 타사 제품들을 수시로 검사했다. 그런데 일동후디스 제품은 검사할 때마다 세슘이 미량 잡혔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물론 세슘 검출이 기준치(370Bq)에 훨씬 못 미쳐 일동후디스도 억울한 점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미량이라도 계속 나온다는 건 분명 제조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 산양이 먹는 초지(풀)에서 기인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동후디스의 답변을 듣고 싶었다. 기자는 일동후디스 식품연구소 김재훈 소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바쁘니 나중에 전화를 달라”는 말에 전화를 끊었다. 이후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연락을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수일이 지나도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기자는 김 소장이 이전에 남양유업에서 근무를 했으며, 약 5년 전 퇴사하고 일동후디스로 이직했다는 정보만 남양유업에서 입수했을 뿐이었다.

세슘 나온 이유… 가공단계 적기 때문?

이에 대해 일동후디스 홍보팀으로부터 ‘가공 단계’와 ‘세슘’ 검출과의 연관성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일동후디스 측은 “산양(염소)에서 젖을 짜 제품화하는 24시간 동안 타사보다 가공 단계가 훨씬 적다”며 “가공 단계가 많을수록 세슘 같은 방사성 물질이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이 본부장은 “가공 단계가 많다고 세슘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비타민 같은 영양성분의 경우엔 열이나 압력에 의해 파괴될 수 있어 가공단계가 많을수록 줄어들 수 있다”며 “하지만 방사성 물질은 공정 단계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세슘, 꼭 30년 지나야만 배출될까?

세슘의 반감기(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는 30년이다. 이는 ‘물리적’인 시간이다. 다만 세슘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화학적’ 반응을 통해 소변·대변··땀 등을 통해 밖으로 배출될 수는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윤종 팀장은 “주기율표에서 세슘은 최외곽전자가 1개 있는 1족 화합물로, 7족 원소(크롬, 염소 등)와 잘 결합한다”며 “7족 원소와 흡착할 수 있다면 체내에서 체외로 배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먼지를 삼켰을 때 뱃속에 흡착될 수 있지만 변을 통해 배출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7족 원소 염소가 든 소금을 먹으면 세슘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단, 방사성 물질이 장기에 흡착해 붙으면 몸 밖으로 안 나올 수 있는 아주 운 나쁜 경우도 있다고 이 박사는 덧붙였다.

원자력발전소에는 피폭을 막기 위해 ‘세슘 방어제’가 항상 비치돼 있다. 세슘 방어제인 ‘플로시안블루’는 세슘의 반감기를 30일로 줄여준다. 세슘 방어제를 미리 먹어두면 세슘이 체내 들어올 때 이를 블로킹(방어)해 밖으로 빼내 준다. 이 박사는 “만약 방사성 물질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농도를 측정해 방어제를 투여한다”며 “사전이 아닌 사후에 먹어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 뒷짐만 진다?

일동후디스의 세슘 분유 파장은 소비자들을 패닉 상태로 빠뜨렸다. 그러나 정작 일동후디스의 대응방식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따른다. “안전하다”는 안내 팝업창만 홈페이지에 띄울 뿐 기자회견은커녕 이금기 회장이 공식석상에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동후디스의 신속한 위기대응능력이 아쉽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김정헌 식의약품부장은 “나온 건 맞으니 원인을 규명해서 신속히 해명하고 원료를 대체하겠다는 식의 대안을 얘기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종(분유)업계는 말 한마디 조심스러워하며 쉬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M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 타사 견해를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 이상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 멘트를 기사에 일절 실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서울시 “방사능 검사 발표는 오비이락(烏飛梨落)”

기자는 지난 3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을 찾아갔다. 이곳은 서울시 산하 식품위생검사기관으로, 방사능 농도 검사도 연구원 업무 중 하나이다. 지난 8월 17일 일동후디스 산양분유와 산양이유식 제품에 미량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파장을 일으킨 연구결과가 여기서 나왔다.

김정헌 식의약품부장에 따르면 서울시장과의 주말데이트(*매달 마지막 토요일 열림)가 열린 지난 6월 30일, 차일드세이브 카페 회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시민 방사능 측정소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들이 의심스런 제품에 대해 의뢰를 하면 대신 검사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서울시는 시민들로부터 방사능 농도 요청 품목을 신청받고 있다. 올 8월부터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하루 2개에서 3개까지 개당 1만 초(약 3시간) 동안 방사성 물질 검출을 측정하고 있다. 측정기는 작년 10월 미국에서 들여온 고순도 게르마늄 감마 핵종 분석기로, 1억4000만 원 상당의 최신 기종이다.

▲ 서울시는 국내 유통제품 및 시민이 요청한 품목에 대해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구입한 방사능 농도 측정 기기 공교롭게도 8월 2일 환경운동연합 발표가 얼마 지나지 않아 8월 17일 분유 제품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됐다. 이번에도 역시 일동후디스 제품에서만 세슘이 미량 나온 것이다. 김 부장은 “검사를 의뢰한 시민이 차일드세이브 카페 회원일수 있겠다는 추정은 들지만 누가 의뢰한 건지는 우리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김 부장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으로, 마침 민감한 시기에 이 검사자료를 낸 직후 괜한 오해로 홍역을 치렀다”고 털어놨다.

이 발표 이후 일동후디스는 ‘적합’ 판정을 받은 점을 강조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왜 유독 일동후디스만 ‘검출’됐는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동후디스 VS 남양유업 비방전으로 확산

이처럼 세슘 분유 파동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 못지않게 일동후디스와 남양유업 두 업체간 갈등구조로 치닫고 있다.

일동후디스 세슘 파동 직후 남양유업이 ‘이번 사건은 남양유업과는 관련이 없다’는 메시지를 담은 단체문자를 회원 엄마들에게 발송하면서부터였다. 다수 언론과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다 아는 얘기를 굳이 언급하며 경쟁사를 비방하는 것 아니냐’며 빈축을 샀다.

그러나 남양유업 측은 “일동후디스 콜센터에서 ‘남양유업에서도 미량 나왔다’는 사실무근의 얘기를 흘리는 바람에 문의 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며 “일일이 전화로 설명해드리기 어려워 회원들에게만 단체 문자를 발송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두 업체가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화살표’를 통해 그동안 전개된, 그러나 끝나지 않은 사건을 따라가 본다.

▲ 그래프 중 Cs-137 부분이 세슘137 항목이다. 3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고 있었다.

<화살표로 본 세슘 분유 파동>

■차일드세이브→조선대: “방사능 농도 측정해달라”

사건은 인터넷 카페 ‘차일드세이브’의 엄마 회원들이 방사능 농도 측정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차일드세이브 운영진 김모 씨를 비롯한 회원들은 일본 원전 폭발 이후 자녀들이 먹는 식품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지는 않았는지 몹시 불안했다. 이들은 카페 회원들에게 인기 제품 5개를 선정했고, 십시일반 800만 원이라는 돈을 모았다고 한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증한 방사능 농도 측정기관 5곳(부산대, 조선대, 제주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기초과학연구원)에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거절을 당했다. 의뢰부터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조선대 산학협력단에서 이들의 검사 의뢰를 받아들였다. 염정민 검사자였다. 염씨는 자신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 입장이라 이해가 간다며 기꺼이 검사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의뢰인 김씨에게 염씨는 ‘고마운’ 대상이었다. 김씨는 검사비 60만 원을 지불하고 검사를 부탁했다.

■조선대 검사자 염씨→의뢰인 김씨: “공개하지 말라. 내 이름 지워라”

검사 제품은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1단계 △파스퇴르 산양분유 2단계 △남양유업 임페리얼 드림XO 4단계 △매일유업 앱솔루트 명작플러스 1단계 △독일 Milupa 압타밀분유 1단계 등 5개다. 7월 6일, 염씨는 국내 규정상 식품의 방사능 농도 측정 계측시간인 1만 초 동안 시료를 검사해 데이터를 작성했다. 이 데이터를 조선대 김숭평 교수가 ‘책임자’ 권한으로 검토했고, 검사성적서에 직인을 찍어 최종 발급했다. 김씨는 검사성적서를 받아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든 제품에서 ‘수치’가 아닌 ‘불검출’로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김씨와 염씨의 말이 달라진다. 김씨는 “미량이라도 좋으니 ‘불검출’ 말고 숫자로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한다. 염씨는 “김씨가 8만 초로 측정해달라고 했다”고 말한다. 어찌됐든 염씨는 검사를 다시 했다. 김숭평 교수에게는 보고하지 않은 채 몰래 진행했다. 자신이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는 심리적 동질감이 작용해서였다는 이유다. 그래서 2차 검사비는 받지 않았다. 이번엔 8만 초(23시간) 동안 계측했다. 7월 12일 새 결과가 나왔다.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1단계에서 세슘137이 0.391Bq 검출된 것이다.

염씨는 1만 초짜리 검사성적서와 동일한 양식의 검사성적서에 검사 결과를 기입했다. 그러나 직인란에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아닌 엉뚱한 ‘생활환경방사능분석센터장’의 도장을 찍은 것으로 본지 단독취재 결과 밝혀졌다. 4~5개월 전 폐기된 도장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 도장을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 염씨는 지금까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염씨는 김씨에게 검사성적서를 보내주며 “비공식적, 부정확한 개인적인 분석결과이니 공개돼서는 안 된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염씨와 그런 약속을 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염씨에게 나뿐만 아니라 카페의 많은 회원엄마들이 전화를 걸었다”며 “염씨가 내 목소리와 비슷한 다른 회원에게 약속한 모양이다”고 말했다.

대신 김씨는 당초 카페 사이트에 ‘회원들끼리라도 카페에서 검사성적서(8만 초)를 공유하고 싶다’는 의향을 염씨에게 피력했다. 김씨는 “그러자 염씨가, ‘카페에 그 검사성적서를 공개하되 자신의 이름은 지워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왜 자신의 이름을 지워달랬는지, 그렇다면 정작 2차 검사와 관련 없던 ‘책임자(김숭평)’ 이름은 왜 지우라는 말은 안 했는지는 김씨도 이해가 안 간다는 부분이다.

■의뢰인 김씨→환경운동연합: “이 자료 알아서 해달라”

7월 24일, 김씨는 일동후디스 제품에 세슘이 검출됐다는 자료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했다. 6년 전 자신의 자녀에게 먹였던 제품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7월 25일, 일동후디스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주말을 낀 채 1주일이 지났다. 김씨는 일동후디스의 대응 태도가 적극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고, 검사성적서를 들고 환경운동연합을 찾아갔다. 김씨는 환경운동연합에 매달 회비를 내는 일반회원이다. 김씨는 환경운동연합에 검사성적서(8만 초)를 보여주며 “개인이 대기업을 상대하기 어렵다. 알아서 대응해달라”고 부탁했다.

7월 30일, 김씨는 검사자료를 받아보고 싶어 전화를 걸어온 일동후디스 콜센터 직원에게 “2~3일 내로 환경단체에서 발표하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라고 응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김씨의 말대로 환경운동연합은 8월 2일 ‘국내 회사 산양분유, 방사성 세슘137 검출’이라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환경운동연합→소비자: “신생아는 방사성 물질 미량에도 취약”

8월 2일, 환경운동연합은 보도자료에서 “방사능 피폭에 가장 취약한 신생아들이 주식으로 매일 섭취하는 (일동후디스) 분유에서 핵분열 시 발생하는 인공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는 건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 내용은 언론매체를 통해 전 국민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확산됐다. 졸지에 일동후디스 분유에는 ‘세슘 분유’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일동후디스+김숭평 교수→환경운동연합: “계측시간 오류”

일동후디스는 “8만 초 검사방법은 계측시간 오류”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어쨌든 나온 건 나온 것’이라는 시각을 누르기에는 약했다. 이에 일동후디스는 공인기관에 검사를 의뢰했으니 그 때까지 기다려달라며 소비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1차 검사의 책임자였던 조선대 김숭평 교수를 전문가로 앞세웠다. 김 교수는 “이번 분유의 세슘 검출량은 기준치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수치로서 갓난아기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의견을 냈다. 또 그는 “분유 같은 식품검사에는 계측시간을 1만 초로 하는데, 이 경우 산양분유에서 세슘이 아예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용을 뒷받침했다.

■환경운동연합+김익중 교수→일동후디스: “8만 초가 더 정확”

8월 3일, 환경운동연합은 곧바로 반박자료를 냈다. 연합 측은 “8만 초 검사가 오히려 더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일동후디스 제품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환경운동연합 경주지역 의장인 김익중 교수(동국의대 미생물학교실)를 전문가로 앞세웠다. 8월 5일, 김익중 교수는 “길게 측정할수록 정밀하게 측정된다”며 “김숭평 교수의 발언 중 ‘1만 초는 믿을 수 있지만 8만 초는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남양유업→소비자들: “우리 제품 아니에요”

8월 9일, 남양유업은 ‘산양분유 방사성 물질 검출 논란 제품은 남양유업이 절대 아니다’는 단체문자를 회원 엄마들에게 발송했다. 이에 다수 언론과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다 아는 얘기를 굳이 언급하며 경쟁사를 비방하는 것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그러나 남양유업 측은 “일동후디스 콜센터에서 ‘남양유업 등 5개 제품에서 모두 세슘이 미량 나왔다’는 사실무근의 얘기를 흘리는 바람에 문의 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며 “일일이 전화로 설명해드리기 어려워 회원들에게만 단체 문자를 발송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동후디스→남양유업: “세슘이 미량 나왔다는 보도 있었다”

그러나 문자 사건 이후 남양유업은 일동후디스와 ‘악연’이 됐다. 일동후디스 측과 일부 네티즌들이 "남양에서도 세슘이 나왔다는 연구보고서가 보도된 적 있다“는 제보를 하면서 일은 더 커졌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남양유업 이유식에서 세슘이 미량 검출됐다는 보도가 한 매체(뉴스민)를 통해 보도됐다. 해당 연구자는 바로 환경운동연합을 대변했던 김익중 교수였다. 그러나 기사는 해당매체에서 보도된 직후 업체명을 가린 채 수정됐다. 이후 김 교수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함구하려 하고 있다. 일동후디스 측은 “김익중 교수가 남양유업 제품에 세슘이 나온 사실을 감추고 있는 것 같다”며 “기사대로라면 김 교수가 남양유업을 두둔하고 일동후디스만 세슘이 미량 나온데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 의심을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김 교수가, ‘남양유업 제품에서 세슘이 나온 적이 있다고 말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해당 보고서를 입수하기 전에는 관련 억측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기자에게 “자신과 이전에 통화한 내용을 보도하지 말라”며 연락을 끊고 있다.

■ 남양유업→일동후디스: “댓글 알바 잡아보니 일동 직원”

남양유업의 공격도 시작됐다. 남양유업은 22일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 분유에 세슘이 나왔다는 허위 사실을 대거 유포한 이를 추적해보니 일동후디스 울산지부 직원으로 판명났다”며 “피의자는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이 직원은 하루에 많게는 40개씩 “남양유업 분유에 세슘이 나왔다던데…”라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뿌렸다.

이에 일동후디스 측은 “본사와 관계없이 피의자 스스로 애사심이 가득해 저지른 일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문제시 된 글이 하루 40개씩이 아니라 단 1개였으며 피의자는 검찰에 송치된 적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양사는 명예 훼손이 인정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이들이 향후 법정에서 만나게 될지, 혹은 여기에 제3자가 추가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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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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