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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친구야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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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소연

71번째 홀까지 무승부. 유소연(22·한화)과 허윤경(22·현대스위스)은 긴장감 속에 마지막 18번 홀(파5·565야드)에 들어섰다. 18번 홀은 3라운드까지 평균 5.41타가 기록된 어려운 홀. 두 선수는 드라이버 대신 18도짜리 유틸리티 클럽을 잡고 티샷을 안전하게 보냈다. 홀까지는 300야드 이상이 남아 유틸리티 클럽을 한 번 더 써야 할 상황. 하지만 먼저 시도한 허윤경의 세컨드 샷은 클럽이 열려 맞으면서 페어웨이 오른쪽 OB 구역으로 날아갔다. 팽팽했던 승부는 그걸로 끝이 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유소연이 국내 팬들 앞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소연은 9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4타를 줄이며 합계 9언더파로 허윤경에게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동갑내기 친구인 유소연과 허윤경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전반 9홀이 끝난 뒤 8언더파 공동 선두. 팽팽했던 승부는 16번 홀부터 유소연 쪽으로 기울었다. 1타 차 선두였던 허윤경은 16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8번 홀에서는 허망한 OB로 프로 데뷔 3년 만에 찾아온 첫승 기회도 날려버렸다. 허윤경은 아쉬움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우승상금 3억원을 받은 유소연은 오랜만의 고국 나들이에서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한편 2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해 2억7700만원짜리 벤틀리 콘티넨털플라잉스터를 탈 뻔했던 국가대표 서연정(17·대원여고)은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아마추어인 서연정은 KLPGA 규정에 따라 상품을 받을 수 없었지만 대회 주최 측인 한화금융네트워크가 상품을 주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서연정은 9일 “협회의 규정을 따르겠다”며 포기 의사를 밝혔다. 최나연(25·SK텔레콤)은 5언더파 공동 4위, 박세리(35·KDB산은금융)는 3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랐다.

태안=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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