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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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손학규·문재인·정세균 대선 경선 후보(왼쪽부터)가 7일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서울·경기지역 합동토론회 시작 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1, 2위인 문재인·손학규 후보가 6일 SBS의 서울·경기지역 합동토론회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수도권 선거인단(30만2196명) 규모를 감안하면 애초부터 충돌은 예고돼 있었다. 전체 선거인단의 30%를 차지하는 수도권 경선 성적에 따라 누적 득표 1, 2위 간 결선투표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경기·서울 경선은 각각 15, 16일 치러진다.

 방송사가 정해놓은 룰 때문에 두 후보가 직접 충돌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 얘기가 나오면 다른 후보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도 목소리를 높이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모바일 투표와 관련해) 다른 후보들이 이유 없이 문제 제기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정세균 후보의 질문에 문 후보는 “완전하다고 보진 않지만 이걸 처음 설계한 건 손학규 대표 시절 아니냐”고 되물었다.

 손 후보는 김두관 후보와 질의 응답 도중에 문 후보의 발언을 가리켜 “오해”라고 반박했다. “이번 경선 룰은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만들어진 것”이란 얘기였다. 손 후보는 “지역 순회 연설회를 하기 전에 모바일 투표도, 투표소 투표도 모두 종료되고 고작 몇백 명 되는 대의원 앞에서만 유세를 하고 있다”며 “이게 정상적인 선거라고 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친노 패권주의’를 놓고는 두 사람이 직접 설전을 벌였다.

 ▶손 후보=공천 과정을 보라. 친노 인사들이 당을 좌지우지했던 건 사실 아닌가.

 ▶문 후보=제가 경선에서 이기는 것도 친노, 한명숙 전 대표와 이해찬 대표가 이긴 것도 다 친노 때문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손 후보=(친노가) 밀실에서 공천 독식을 해왔다. 그런 패권 속에서 경선을 진행하니까 이런 논란이 생기고 당이 위기를 맞는 거다.

 ▶문 후보=공천 문제와 대선 경선이 무슨 상관인가.

 다른 후보들도 문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문 후보가) 소통, 경청을 잘하는 후보라고 봤는데 ‘모바일 투표가 훌륭하다’는 엉뚱한 말씀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는 “국민에게 대선 후보 공천권을 드리자며 동의했던 게 아니냐. 룰 정해놓고 경쟁하던 도중에 나가버리는 건 문제가 있다”고 응수했다.

 정 후보는 “(기술적 오류로) 모바일 투표를 위한 통화 시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그걸 기권으로 보는 건 선거원칙에 안 맞는다”면서도 “그래도 경선은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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