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제주경선, 통진당 개입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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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제주 경선에 일부 통합진보당 당원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노무현계의 국민참여당(유시민계) 측 당원들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통진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 올렸고, 옛 당권파 당원들이 이를 비판하면서 당내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논란은 지난달 25일 민주당 제주 경선이 끝난 지 5시간여 뒤인 26일 새벽 1시쯤 “제주 당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아이디 ‘지-음’은 이 글에서 문재인 후보의 경선 1위에 대해 “승리! 제주 당원 여러분의 승리입니다. 역시! 멋진 제주도”라고 썼다.

 이에 대해 옛 당권파 측의 한 당원이 “왕년의 참여당 지역위원장 지음 당원은 참여계가 민주당 경선에 개입하고 있음을 증명했다”며 “통합진보당 당적을 유지한 채로 타당의 선거에 개입해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은 희대의 범죄행위”라고 공격했다. 아이디 ‘스남이’는 “충격적이네요. 그냥 참여한 게 아니고. 자축할 만큼 열심히 뛰었나 봐요”라고 댓글을 달았고, 아이디 ‘민족해방군’도 “도의적으로 문제 있는 거 아니니? 지음이가 여기에 수고했다는 말을 남긴 건 좀 그렇다!”고 썼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캠프도 통진당 당원들의 경선 개입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제주 경선에 통진당 부정 경선과 관계 있는 참여당계 제주도 인사가 관여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제주 선거인단이 마지막에 갑자기 많이 들어왔고 투표율은 지나치게 낮은데,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 한 통진당 국민참여당계 당원은 “주변 사람들 중에 자발적으로 민주당 경선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알고 있다. 당원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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