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지막 향토 대형서점, 결국 지하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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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내달 초 사라질 풍경 광주 도심의 마지막 대형 서점인 충장서림의 내부 모습. 현재 지상 1·2층과 지하 1층의 연면적 3000㎡가량을 사용하고 있으나 다음달 초부터 지하 1층 약 1000㎡에서만 영업한다. 지상 3층의 충장갤러리는 그대로 운영된다. [프리랜서 오종찬]

광주 도심을 마지막까지 지켜 온 향토 대형 서점인 충장서림이 규모를 대폭 줄여 지하공간으로 들어가게 됐다. 장기원 충장서림 대표는 “지상 1·2층과 지하 1층 총 3000㎡가량을 책·문구 판매장과 서고로 사용했으나, 다음달 초부터 규모를 줄여 지하 1층에서만 영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상 1·2층은 대기업이 임대했고 패션 매장으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3층의 충장갤러리는 그대로 운영된다.

 충장서림은 1980년대 소형 서점으로 문을 연 뒤 1996년 현재의 자리인 광주시 동구 금남로 2가에 매장을 확대, 나라서적·삼복서점과 함께 향토 대형 서점 ‘Big 3’를 형성했다. 나라서적은 1990년 대 후반 매장을 줄여 도심 밖으로 옮겼다. 삼복서점도 2008년 금남로 본점은 문을 닫고 서구 치평동 등에서 분점을 운영하고 있다. 도심 공동화 현상과 온라인 서점의 할인 공세에 맞서 분투하던 충장서림마저 지하로 축소 이전해 겨우 명맥을 잇게 된 것이다.

 한 충장서림 직원은 “서점에 와 책을 둘러보고 책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하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어 오프라인 서점들은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민 윤희정(54·광주시 동구 운림동)씨는 “ 서점에서 책이 많이 있는 것만 봐도 마음이 흡족한데, 이런 곳이 또 하나 사라진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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